나이지리아 건설 현장에서 대우건설 임직원 3명이 무장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다.
이들을 납치한 단체의 정체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피랍직원들은 "안전하다"는 연락을 해왔다.
대우건설과 외교부에 따르면 3일 오전 9~10시(현지시간 새벽 1~2시) 나이지리아 남부 니제르 델타지역 포트 하코트시(市)에서 차량으로 1시간 떨어진 아팜 발전소 건설현장에 무장괴한들이 총을 쏘며 난입, 대우건설 임직원 3명과 필리핀 출신 근로자 8명, 현지인 운전사 1명 등 12명을 납치했다. 이 가운데 현지인 운전사는 피랍 한시간여만에 석방됐다.
납치된 임직원은 정태영(52) 상무와 안종태(53) 전문위원(상무급), 하익환(50) 부장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대우건설 해외사업 담당 임원인 정 상무는 회의 참석차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다가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랍 현장에는 대우건설 직원 130명이 숙소에서 취침 중이었다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특히 납치 10시간여 후인 이날 오후 7시께 하익환 부장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 나이지리아 공사현장에 있는 사무소에 "3명 모두 잘 있다"는 내용을 전해왔다고 외교부와 회사측은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납치단체의 정체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측은 사건 현장인 아팜 발전소는 해안에서 40여분 떨어진 내륙지역으로 이전에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지역에 비해 안전한 곳으로, 한국인을 포함해 총 1천여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발전소 공사규모는 약 4억8천만달러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발전소 건설 현장에는 원청업체인 대우건설 직원 57명과 세일ENC(6명)와 한준(18명) 등 하청업체 소속 직원 24명 등 한국인 81명이 일하고 있으며 현재로선 한국인 가운데 추가 납치되거나 부상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괴한들은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추정되며 난입과정에서 40여분간 총격전이 벌어져 현장을 경비하던 나이지리아 군인과 현지 민간인 각각 1명이 사망했으며, 경찰 1명이 부상했다.
정부는 주 나이지리아 대사를 반장으로 하는 현지 대책반을 꾸려 납치 단체의 신원을 파악 중이며 서울에 김호영 외교부 제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국외 테러 대책본부를 구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또 송민순 외교부 장관 명의의 협조서한을 나이지리아 정부에 발송했으며 현지에 주 코트디부아르 이지하 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현장 지휘본부를 설치했다고 조희용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심윤조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압바 압둘라히 티자니 주한 나이지리아를 외교부로 초치, 한국인 근로자의 무사석방을 위해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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