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공짜폰'경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정작 휴대폰 생산업체들은 '한국에서는 싸구려폰으로 경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값비싼 고급폰으로 자사 브랜드의 품격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공짜폰 경쟁은 고스란히 이동통신회사들의 마케팅비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등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국내 시장에 저가 보급형 휴대폰을 주력상품으로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잇따라 밝히고 있다.
올 1분기에 '위피'를 뺀 저가휴대폰으로 3세대(3G) 휴대폰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인 LG전자는 "올해안에 위피를 뺀 휴대폰 추가 모델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산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를 빼면 휴대폰의 최종 소비자 가격은 약 10만원 정도 낮아진다. 그런데도 LG전자는 저가휴대폰 보다는 오히려 프라다폰이나 블랙라벨 고품격 폰으로 국내시장에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5월 중 '위피'를 뺀 휴대폰을 내놓을 팬택은 "위피를 뺀다고 하지만 '스카이'의 브랜드 인지도를 감안할 때 이 휴대폰이 무작정 저가폰으로 시장에서 자리매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스카이'브랜드의 품격을 지킬 수 있을 정도의 가격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아예 "'위피' 없는 저가휴대폰은 현재 생산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저가폰으로 한국내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휴대폰 업체들은 고급 최신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한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감안할 때 국내시장은 저가폰으로 경쟁할 시장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3G 시장 선점을 둘러싼 KTF의 강공과 SK텔레콤의 반격이 상승작용을 벌이면서 공짜폰이 대거 등장하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공자폰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다.
이처럼 휴대폰 가격에 대한 휴대폰업체와 소비자간 인식차이가 큰 만큼 당분간 이 간격은 가입자 늘리기 경쟁이 치열한 이동통신 회사들의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메워질 전망이다.
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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