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아미노산의 하나인 '발린(L-valine)'을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은 시스템 생명공학 기법을 이용해 세계 최고 수율(收率)의 발린 생산 균주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이번 주중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될 예정이다.
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시스템생물학을 연구하는 이 교수팀은 발린을 목표 물질로 선정한 뒤, 우선 대장균 게놈에서 필요한 부위만을 선택적으로 조작, 초기 생산 균주를 제작하고, DNA 칩을 이용한 전사체(transcriptome) 분석을 통해 새롭게 조작할 1차 목표 유전자들을 발굴했다.
이어 대장균 가상 세포인 'MBEL979'를 이용, 유전자 결실(缺失) 실험을 컴퓨터상에서 대량으로 수행한 뒤 2차 엔지니어링 목표물질을 발굴했다.
이 실험 결과를 실제 균주 개발에 적용, 세포내 대사흐름 최적화를 달성해 최종적으로 100g의 포도당으로부터 37.8g의 발린을 추출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율의 발린 생산균주를 제작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현재 상품화된 식품, 의료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아미노산들의 생산 균주는 오랜 기간에 걸친 무작위 돌연변이화 기법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로, 고수율에도 불구하고 돌연변이로 원하지 않는 변이들을 내포하고 있어 이 돌연변이의 규명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추가 균주 개량이 어려운 단점을 안고 있다.
반면 李 교수팀은 기존의 무작위 돌연변이화 기법을 배제하고, 시스템 생명공학 기법을 도입해 필요한 변이만을 선별적으로 채택함으로써 단기간에 고수율의 생산 균주를 제작할 수 있고 균주의 생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균주를 쉽게 개량할 수 있는 등 기존 생산균주의 단점을 크게 보완했다.
이 교수는 "시스템 생명공학 기법이 체계적인 시스템 수준에서 균주개발에 성공적으로 이용됨에 따라 기타 아미노산을 비롯해 모든 생물공학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와 관련된 생산균주와 제조 방법에 대해 국제특허(PCT)를 출원했다.
(서울=연합뉴스) j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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