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코델타아시아(BDA) 송금지연 사태로 한동안 주춤했던 6자회담이 조만간 정상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고위인사들이 잇따라 북한 방문과 동북아 순방에 나서면서 북한측의 태도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먼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8일(현지시간)부터 일본과 한국, 중국을 잇따라 방문한다.
힐 차관보의 3국 방문은 북한의 선택만을 기다리고 있는 BDA송금 문제의 최종 해결을 모색하는 한편 BDA 문제 해결 직후 `2.13 합의' 이행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8일 힐 차관보의 순방과 관련, "BDA 문제가 마무리 국면이라 볼 수 있는 만큼 6자회담의 모멘텀을 살리려는 목적과 BDA 문제의 최종 해결을 촉진하려는 목적이 다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마지막 행선지인 베이징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나 양자협의를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김 부상이 베이징으로 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BDA 문제를 최종 매듭짓는 한편 6자회담의 조기 재개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이 회동할 경우 BDA문제 외에도 북.미 관계정상화와 관련된 실질적인 협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BDA 해법과 관련, 미국과 중국 등은 그간 추진돼 온 중국은행을 경유한 제3국 은행으로의 이체 방안이 대외 신인도 하락을 염려한 중국은행의 거부로 어려워지자 BDA 내에 새로운 북한계좌를 만들고 BDA를 당분간 존속시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 북측에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빌 리처드슨 미 뉴멕시코주 주지사와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일본담당 보좌관도 8일부터 방북 일정에 착수했다.
특히 이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김 위원장 면담 여부를 차치하고 이번 방북단에 6자회담에 관여해 온 백악관 당국자인 차 보좌관이 포함된 만틈 평양에서 북한 당국자들과 6자회담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BDA 해법 마련 등이 순조롭게 전개될 경우 `60일 시한'인 오는 14일 전에 6자회담을 개최, 초기조치 이행절차를 협의한 뒤 곧바로 핵시설 폐쇄조치를 시작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정부 당국자는 "6자회담 재개 일정은 북한의 선택에 따라 결정날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한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2.13합의' 이행에 대한 북한측의 정치적 의지가 여전하며 특히 BDA 문제로 초기조치 이행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핵시설 불능화를 조속히 추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소식통은 "2.13 합의 초기조치 이행시한(14일)에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가 없다"면서 "6자의 정치적 의지를 다시 다지는 한편 폐쇄.봉인보다 더 중요한 조치인 불능화를 조속히 추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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