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희정기자][창업 열돌, 인터넷 서비스 모색…'리니지3' 개발안 전면 업그레이드]
창업 10년을 맞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는 "엔씨의 미래는 소프트웨어 강자"라며 "게임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글로벌 회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3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아래아 한글'과 '한메 타자'를 개발하면서 IT 업계에 발을 들여놨고 리니지를 비롯한 게임도 결국은 소프트웨어의 한 축"이라며 "앞으로 게임을 기반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웹2.0 개발스튜디오인 오픈마루가 추진 중인 '마이ID'와 최근 서비스를 개시한 신개념 웹노트 '스프링노트' 역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엔씨소프트의 방향성을 모색한 결과라고 전했다.
개방형 ID 인증 서비스인 '마이ID'를 이용하면 사이트마다 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로그인 할 수 있어 사용자의 편의가 증진된다. 인터넷 상의 노트인 '스프링노트'는 doc, hwp, txt 등 PC에 저장된 파일을 열고 친구를 초대해 함께 편집할 수 있어 대학생들이 공동 레포트를 만들거나 직장에서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유용한 툴이다.
여기에 오는 5월에는 엔씨소프트의 모든 게임을 하나의 ID로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 ID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게임포털 '플레이엔씨'의 계정 통합을 추진하고 인터넷 서비스 모델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플레이엔씨를 엔씨소프트의 유저들이 게임 경험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만들고 모든 인터넷 서비스에 오픈 ID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색사업 역시 몇몇 싸이트를 자체 개발 검색 엔진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은 연구개발 단계"라며 "향후 R&D 결과에 따라 구체적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개발진이 집단적으로 이탈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리니지3'와 관련해서는 "인재들의 엑소더스가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창업 10년을 맞아 환골탈퇴하기 위해 껍질을 벗는 과정으로 이해해달라"며 "'리니지3'는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개발안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리니지3'를 온라인을 넘어 PC와 콘솔 기반으로도 제작해 '파이널 판타지' 같은 세계 대작 시리즈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현재 한국·미국·일본 등에 산재해 있는 개발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하며 차기작 ‘타뷸라라사’와 ‘아이온’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타뷸라라사'는 GDC에서 호평을 받고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는 "'타뷸라사'는 언론의 관심이 높고 반응도 좋지만 올 하반기에 유저들의 평가를 받아봐야 승부를 가늠할 수 있다"며 "이제 얼마나 퍼블리싱을 잘 하느냐가 변수"라고 전했다.
북미·유럽시장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길드워’ 시리즈의 속편인 ‘길드워2’ 역시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최근 북미 언론이 엔씨소프트를 북미 3대 퍼블리셔로 보도하는 등 현지에서 엔씨소프트의 입지는 굳혀진 상태"라며 "맨손으로 두드린 북미시장에서 창업 10년만에 일군 성과"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한국의 온라인 게임시장과 관련,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라는데 동의하며 성장률은 정체될 수 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과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 절대적 과제"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올해 경영 실적 역시 특별한 호재가 없는 만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국내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성장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엔씨소프트 창업 멤버들이 10년 전 외친 모토는 '처음처럼.' 10년 전의 엔씨소프트와 지금의 엔씨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삼삼오오 모여 머리를 맞대던 10년 전과 달리 게임업계의 '공룡'이 된 지금은 내외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조직관리 및 내부결제도 전처럼 속전속결하기 쉽지 않은 상황.
김택진 대표는 "'처음처럼' 지금도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왔지만 3000여명의 직원들이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하기는 쉽지 않다"며 "제2의 도약을 위해 사내 커뮤니케이션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인재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정기자 dontsigh@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