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유림 박성희 기자]전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올 들어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중국 증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증시는 지난 2월말 급락세를 연출하며 글로벌 증시 조정의 시발점이 됐지만 탄탄한 매수세와 실적 전망을 발판으로 지난해 강세 모멘텀을 거의 회복했다.
블룸버그통신 집계 자료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일 마감가 기준으로 연초 대비 21.57% 상승했고 선전종합지수는 53.41% 급등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주 3.6% 상승한 데 이어 2일에도 2.2% 올라 사상 최고치인 3252.6을 기록했다. 지난주 거래량만 605억위안(78억달러)에 달한다.
상하이 증시보다 상승률이 높은 곳은 베트남이 유일하다. 베트남주가지수는 같은 기간 40.35% 올랐다.
이 기간 미국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0.65%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0.44%, 0.29% 씩 오르는데 그쳤다. 유럽증시에 상장된 주요 종목을 지수화한 다우존스스톡스600주가지수는 2.81% 상승했다.
아시아권 증시 가운데서는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225평균주가는 0.6% 하락했고 코스피지수는 1.54%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는 0.78% 하락했다.
지난해 중국과 함께 이머징마켓 증시 급등세를 쌍끌이했던 인도 뭄바이증시 선섹스지수는 9.66% 하락해 중국과 명암이 엇갈렸다.
중국 증시는 긴축이라는 잠재 악재가 수면 아래에 있지만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 실적을 발판으로 3000선을 다시 돌파했다.
특히 중국 대기업과 은행들은 어닝서프라이즈를 터뜨리며 투자 심리를 복돋우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2위 은행에 등극한 공상은행(ICBC)은 지난해 10월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으로 3일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해 순익은 전년비 36%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2위인 중국은행은 지난해 순익이 50% 증가했다고 발표했고 민생은행도 43%나 늘었다.
중국이 외국은행들에게 위안화 소매 영업을 허가하고 적격 외국인투자기관(QFII)의 A증시 투자 한도 증액을 검토하는 등 개방 정책을 펴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은행업종의 실적 기대감으로 상승 모멘텀이 어느 때 보다 강하다고 보고 있다.
화타이 증권의 애널리스트 천 진런은 "대부분의 은행들이 장밋빛 실적 전망을 내놓은 데다 최근 금리인상에 따른 수혜도 누릴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주의 강세를 점쳤다.
올해 상반기 지수선물 거래가 시작된다는 것도 호재다. 전문가들은 선물 도입을 앞두고 뮤추얼펀드나 보험사 등 기관 투자가들이 대형주로 갈아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이징 쇼팡 인베스트먼트 컨설팅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은행과 철강, 석유화학, 부동산 등 대형주가 이달 지수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며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번주 상하이지수가 3000~335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점쳤다.
반면 최근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30일 상하이지수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0.4% 빠졌었다.
김유림 박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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