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경환기자][미국 헤게모니 약화 상징-유럽 지위 강화 기대]
유럽증시의 시가총액이 1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뉴욕 증시를 추월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이러한 시가총액 역전 현상은 글로벌 캐피털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압도적 지위가 흔들리는 신호탄이라고 언급했다.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 주말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들을 포함한 유럽 24개 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15조7200억달러를 기록, 미국 뉴욕 증시의 15조64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유로화 가치 상승, 러시아 등 동유럽 증시의 성장, 기업 수익성 개선 등에 힘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톰슨 파이낸셜에 따르면 유럽 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2003년초 이후 무려 160% 급증한 반면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70.5%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 이 기간 유로화의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26% 급등했다.
앱솔루트 스트레터지 리서치의 이안 하넷은 "유럽과 미국의 시가총액 역전 현상은 시장의 '대 이동'(Seismic shift)"이라고 평가했다.
또 런던비즈니스스쿨(LBS)의 증시 역사학자인 마이크 스터튼은 "유럽 증시가 미국 증시 시가총액을 상회한 것은 1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라며 "최근에는 채권시장에서도 유럽이 점차 미국을 따라잡고 있다"고 밝혔다.
1차대전 전까지만해도 세계 금융의 중심은 영국이었었나 1차 대전 이후 미국이 급부상하면서 미국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다만 FT는 유럽이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에 대해 완전한 우위를 점하려면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유럽의 인구는 미국의 2.5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캐나다, 멕시코 증시를 포함하는 것이 더 정확한 비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세계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FTSE와 MSCI(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지수에 기초해 볼때 미국 증시는 여전히 유럽 증시보다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MSCI 지수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 증시는 유럽 증시보다 37% 가량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추세를 봤을때 유럽이 미국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전반적인 유럽 경제의 성장 속도가 미국 경제 성장세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실적도 유럽이 낫다. 앱솔루트 스트레터지 리서치에 따르면 유럽 기업들의 3월 주가수익률은 17.5%를 기록, 미국의 16.5%에 비해 1%p 가량 높았다.
김경환기자 kenn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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