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반준환기자]주식시장 활황에 맞춰 투자할만한 종목을 찾는 투자가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과거 침체됐던 투자동호회나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의 활동도 되살아났는데, 역시 개미들에게는 코스닥 기업들이 최고다. 등락폭이 크기 때문에 대박을 노릴 수 있는 '화끈한 종목'들이 많다는 것.
하지만 명동시장의 시각은 다르다. 대박종목들의 이면에는 온갖 어두운 자금거래가 붙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실상을 알고나면 10원짜리 동전 하나도 투자하기도 싫어진다는 것이다.
◇코스닥 S사, 명동에 떠도는 어음들
최근 명동이나 강남의 어음할인 시장에서 코스닥 S사의 어음이 돌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이 어음은 10억원짜리 3장인데, 시장에서는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라 자금확보를 위해 임시로 발행한 융통어음으로 보고 있다.
명동시장에 따르면 S사는 올해초 주가가 3배나 급등했던 회사. 최근에도 상당액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소형 금융사를 인수하려 하고 있어 주목되는데, 대외적인 공신력과 달리 명동에서 어음을 할인하려는 시도는 무언가 의심쩍다는 관측이다.
특히 이 회사는 어음을 할인하겠다면서도 실물 어음은 전해주지 않고, 여러 업체에 할인가능 여부만를 타진중인 알려졌다. 이런 경우 정상적인 상거래에서 발생한 어음이 아니라, 자금조달을 위한 융통어음일 가능성이 많다. 명동에서는 통상 세금계산서가 첨부됐느냐를 먼저 확인하는데, 융통어음은 대부분 없다.
S사도 세금계산서가 없었는데, 명동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배서업체에 있는 문제까지 찾아냈다.
명동시장 관계자는 "S사 어음의 경우 기본적으로 융통어음인데, 납품업체가 배서를 했길래 이를 확인해 보니 이미 폐업신고를 한 곳"이라며 "우량업체로 꼽히는 회사들 상당수가 뒷모습이 어두워 코스닥 기업들의 신뢰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포기..어음발행·배서 전문 코스닥 업체도 다수
우량기업 역시 일단 어음시장에 들어오면 믿기 어렵다는 것이 명동의 시각이다.
재미있는 것은 아예 명동처럼 판을 차리고 자금이 필요한 업체들에 대신 어음을 발행해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코스닥 기업들도 있다는 것이다. 코스닥 I사와 B사가 대표 케이스로 꼽힌다.
특히 이런 어음에 배서를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도 있는데, 또 다른 코스닥의 B사가 꼽힌다. 이 업체는 지난해 100억원 가량의 순손실이 난 상황에서 주력사업은 이미 접고 수수료 장사만 하고 있는 꼴이다.
반준환기자 ab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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