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뉴욕=유승호특파원]미국 증시 기상도가 그리 맑지 않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좀처럼 낮아질 것 같지 않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도 기대를 걸기 힘들다.
시장 전략가 마르코 파도(캔터 피츠제널드)는 "어닝 시즌에 다가서면서 주가가 더 낮아지고 바닥 찾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주로 끝난 1분기 시장에서 2005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음봉'을 기록했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아트지에 대해 처음으로 상계관세를 부과키로 한 것이 악재였다. 장중 100포인트가 급락했다. 이번 주초에도 대중국 상계관세 부과 방침에 따른 부담감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쇼크'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등 잇따른 악재로 매우 불안한 움직임을 보여왔던 미국 주식시장이 또다시 '중국 상계관세'란 복병을 만났다. 주식시장 참가자들은 이같은 조치에 따라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최대 외환보유고를 자랑하는 중국이 미국 국채 매입을 줄인다거나 미국 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물리는 등의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주식시장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 요인이 나타난 셈이다.
게다가 이란군의 영국군 체포로 촉발된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과 이에 따른 유가 상승도 시장 불확실성을 키워주고 있다.
이번 주 경제지표의 하일라이트는 금요일(6일) 비농업부문 고용 지표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일단 3월중 고용 사정이 호전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 호재가 발표될 금요일은 그리스도 수난일로 주식시장이 휴장한다. 오히려 주중 기업 실적 악화,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의 부담이 주가를 억누르는 상태에서 한 주가 마감될 수 있다. 금요일에 채권시장과 외환시장만 문을 연다.
포트폴리오 매니저 에릭 쏜(브린 모어 트러스트)은 "고용 지표가 상당한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경제지표 둔화를 상쇄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마켓와치 조사결과, 3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3만9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월에는 2년만에 최저치인 9만7000명을 기록한 바 있다. 실제 발표치가 월가의 전망보다 좀더 높게 나온다면 그 다음주 주가가 상승세를 탈 수 있는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이고 있다.
하지만 3월 실업률은 전달의 4.5%에서 4.6%로 다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물가지표로 중시하는 시간당 평균 수입 증가율은 전달 0.4%에서 3월에는 0.3%로 다소 낮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공급관리자협회(ISM) 지수는 전달 52.3%에서 52%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요일(4일) 발표되는 공장주문은 호전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달 마이너스 5.6%를 기록했으나 2월에는 2.0%로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4월10일 알루미늄업체 알코아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개막된다.
어닝시즌 일주일전인 이번 주 재무제표상의 문제들이 미리 발표될 수 있다. 이때문에 이 기간을 '워닝 시즌(warning season)'이라고도 한다. 기업들은 어닝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실토하는 경우가 많다.
14분기 연속 두 자릿수 수익 증가가 이번 1분기에 끝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분기 어닝시즌에서 수익 증가율이 3.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까지만해도 8.7%로 전망됐다.
이번 주에는 대형 전자제품 소매업체 서킷시티와 베스트바이가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서킷시티는 최근 3400명의 매장 인력을 낮은 임금의 인력으로 교체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서킷시티는 4분기 주당 순익이 25% 감소할 것으로 분석(톰슨 파이낸셜)됐다. 베스트바이는 순익이 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뉴욕=유승호특파원 sh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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