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재범기자][(종합)한미FTA 협상 시한 연장 정치권 반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시한이 이틀 연장된 것과 관련 정치권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미FTA 협상에 대해 원칙적 찬성론을 견지해온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국익 관철을 위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주문한 반면 민생정치모임, 민주노동당, 민주당 등은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당초 31일 오전 염창동 당사에서 열 예정이었던 당 한.미FTA대책특위 및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했다. 협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입장을 정하는 게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한미 FTA 협상에 힘을 싣는 모습을 취했다.

나경원 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옥동자를 탄생시키기 위한 산고이길 바란다"고 평한 뒤 "이익의 극대화, 피해의 최소화라는 원칙하에 협상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우리당도 협상 시한 연장이 자칫 비판론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타결쪽에 무게를 뒀다. 정세균 의장은 "지금은 큰 목소리보다는 정확한 논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치권 내 비판론을 일축했다.

이어 "협상결과가 나오면 이를 정확히 평가해 손익계산도 분명히 할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은 국익 차원에서 책임있는 논의를 게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당 한미FTA 위원장도 "졸속협상도 위험하지만 졸속비판도 위험하다"면서 정치권내 반대 여론을 반박했다.

열린우리당 탈당그룹인 통합신당모임측은 "국익이 우선"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밝히면서 "협상 내용을 찬찬히 따져보고 추후 비준동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신중론을 견지했다.

반면 민주당, 민주노동당, 민생정치준비모임 등은 일제히 협상 시한 연장을 비난하는 성명을 내고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한 민생정치모임은 "지금은 연장할 때가 아니라 중단할 때"라고 주장하고 "굴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면 국정조사권을 발동해서라도 전모를 밝혀내고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협상을 연장한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로 너무 비굴하다"면서 "이번 협상은 결렬됐다고 봐야 한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굴욕적 협상에 집착하는 대통령을 인정할 수 없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이상열 민주당 대변인 역시 "타결만을 위한 시간 끌기"라고 규정짓고 차기 정권으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5일째 단식 농성중인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은 "이렇게 굴욕적인 협상을 할 바에야 차라리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게 옳다"며 협상 중단을 거듭 요구했다.

그는 "도대체 대한민국의 줏대와 자존심은 어디로 내팽겨 친 것이냐". 1년 이상을 협의하고도 타결하지 못했는데 하루 이틀 연장한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정부측에 협상 중단을 요구했다.
박재범기자 swallow@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