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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성희기자]["타결, 결렬, 조건부 타결, 연장..." 반전의 반전 거듭]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통 인식에 따라 당초 예정했던 협상시한을 31일 오전 1시에서 48시간을 연장해 추가적인 협상을 갖기로 했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시한을 넘긴 31일 오전 7시30분 김종훈 수석대표는 48시간 추가 협상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마지막 '끝장' 협상을 시작했던 30일 이후 무척 긴 시간이 흐른 후였다.

양국은 밤을 새워가며 막판 쟁점이었던 쇠고기와 자동차 등을 놓고 '타결'과 '결렬'의 줄을 탔다. 벼랑끝 협상이었고, 타결 기대감이 우세했지만 결론을 예측할 수 없었다. "아직 타결될지, 결렬될지 예단하지 말라"는 이혜민 한미FTA단장의 예고대로였다.

◇노 대통령의 귀국 = 당초 협상시한을 하루 앞둔 30일 오전 청와대와 경제부처, 협상장 주변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10분 5박6일의 중동 순방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한 직후 전용헬기를 이용해 청와대로 이동,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가량 한·미 FTA 협상 진척 상황을 보고받았다.

권오규 경제부총리,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은 노 대통령에게 여러 쟁점이 남아 있지만 전날 한·미 정상의 전화통화 이후 약간의 변화가 있는 것같다고 보고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최후의 순간까지 국익을 위해 협상 노력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핵심 쟁점에 대해 협상의 큰 가닥을 밝히는 등 최종 지침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 겸 대변인은 "각자의 입장에서 이것만은 국익과 여론 때문에 도저히 양보할 수 없다는 부분들에 대해 전선을 명확히 한 채 대치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미국도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협상을 이끌고 있는 캐런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이날 오전 주한 미국대사관으로 달려가 본국에서 핵심 쟁점에 대한 권한위임(멘데이트)를 받은 후 오후 협상장에 나타났다.

◇"시한연장 없다..."= 양측이 피를 말리는 긴장감 속에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오후 들어 협상장 주변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가 취소되고, 미국이 협상시한 연장을 요청해 왔다는 소문이 돌았다.

양측이 합의한 협상시한은 한국시간으로 31일 오전 7시(미국시간 오후 6시)다. 이에 대해 미국이 의회가 일요일(4월1일)에도 서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협상시한을 4월2일로 연장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는 내용이었다.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은 그러나 "협상시한은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스티븐 노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도 서울 하얏트호텔 1층에 마련된 기자실에 나타나 협상시한 연장설에 대해 "전혀 그런 적 없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정부는 예정대로 오후 4시 권 부총리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최종 협상안을 심의했다. 협상시한 연장은 일단 해프닝으로 끝난 셈이다. 한 차례 소동이 휩쓸고 간 뒤 청와대나 협상장에서 관계자들은 일절 기자들과 접촉하지 않고 철통협상을 계속했다.

청와대와 협상장을 지키는 기자들은 협상의 타결 여부가 언제 결정될지 명확한 시점을 모르는 채 대기상태를 지속했다. 김현종 본부장과 바티아 부대표는 밤 10시쯤 최후의 담판을 시작했다.
다시 원점, 그리고 연장= 그러나 31일 새벽1시를 넘기고 타결 여부 윤곽이 잡히지 않자 협상장 주변에서 결렬 아니면 연장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울러 우선 타결 선언을 한 후 하루 이틀 조문화 작업을 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협상단 관계자는 "모든 일정이 유동적이고, 타결 여부는 마지막까지 예단할 수 없다"며 결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박석범 노동분과장은 그 무렵 "오늘 중 노동분야는 마무리되기 어렵다"고 전했다.

오전 2시 농업분과를 제외한 나머지 분과는 대부분 협상을 마치고 떠나 결국 쇠고기 등 농업분야 협상 결과가 타결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 미국 협상단은 오전 3시20분께 협상테이블에서 나와 농업분야의 내부 의견을 다시 조율했다.

결국 양측은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고, 추가로 48시간 협상을 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밤새 서울 시내 긴장도 고조됐다. 한·미FTA 범국민대책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FTA 협상 중단을 요구했고 오후 7시부터는 서울시청 광장을 비롯한 전국 도심 곳곳에서 동시다발적 반대 시위를 벌였다. 14개월을 끌어온 한·미 FTA협상의 가장 긴 하루였다.

권성희기자 shkwo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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