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학렬기자][수익률, 지수 아닌 종목에서 결정.."영원한 종목장세"]
"지수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다.
다우지수가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2003년말 1만을 돌파한 다우지수는 지난달 20일 사상최고치인 1만2795까지 올랐다. 나스닥과 S&P500도 오르고 있지만 다우보다는 관심도가 떨어진다(물론 미국의 투자자들은 벤치마크로 다우보다는 S&P500지수를 본다고 한다).
다우지수는 3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그것도 세계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MS, 인텔, IBM, 씨티그룹, 엑슨모빌, GE, GM, 휴렛팩커드, 맥도날드, 코카콜라, 화이자 등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회사를 모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나스닥이나 S&P500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험적으로나 투자 대가의 말에 따르면 좋은 기업의 주가는 언젠가 오른다. 그게 바로 펀더멘탈에 기초한 투자이고 가치투자다. 좋은 기업으로 구성된 다우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한국증시에서 다우와 같은 지수가 있다면 어땠을까. 가치투자로 유명한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다우와 같은 지수방식으로 종목을 구성하고 지수를 산출하면 이미 한국은 선진국 시장"이라고 말했다.
3년전인 2004년과 비교해 지수는 2배 정도 올랐지만 개별종목별 주가는 다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순하게 계산하면 3년내 2배의 수익률을 올려야 하지만 종목별로는 3배, 4배 수익이 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수는 퇴출되는 종목이나 신규종목의 오버슈팅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
650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코스닥지수를 바라보면 지수 자체가 얼마나 부질없는 것임을 더욱 확실해진다. 코스닥지수는 2000년초 3000 가까이 올랐으나 종목을 바라보면 지금이 그때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코스닥 대장주인 NHN이나 최근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한 메가스터디, 여행업계의 대부인 하나투어를 2000년 새롬기술(현재 솔본)을 바라보는 눈으로 보지는 않는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종목별 춘추전국시대라는 제목으로 현재 주식시장을 표현했다. 일단 지수 의미가 퇴색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첫째, 지수의 오르내림이 변동성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차별화 양상은 오히려 더욱 확대되고 있다. 지수가 오르락내리락 할 동안 조선/중공업, 기계, 철강, 화학 업종 등 기존의 선도주들은 지속적으로 상승폭을 늘렸다. 반면 전기전자와 통신업종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둘째, 뚜렷한 매수주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선물시장에서의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서 지수가 오르내리는 경향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14일 이후 코스피는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서 좌우되는 모습이다. 29일에도 선물시장의 강세로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을 이끌었다.
셋째, 국내외 거시 변수들의 영향력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어 별다른 모멘텀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내의 경우 IT종업종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흐름이 다르다. LG전자는 연초이후 8.7%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전저점도 위험한 상황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구글이 지난해 11.0% 상승하는 동안 인텔은 18.9% 하락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급락에서 벗어나 반등세를 나타내는 동안에도 마찬가지다. 구글이 2.9% 상승하면서 S&P500 지수상승률을 상회하고 있지만 인텔은 5.8% 추가하락하면서 연중최저치를 깨고 하락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구글과 인텔 모두 실적에 따라 주가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굿모닝신한증권의 설명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을 비롯한 많은 증권사들이 실적에 초점을 맞춘 종목 중심의 시장대응을 조언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실적변수의 부각과 이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 움직임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450선에 안착하느냐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체된 지수흐름 속에서 어떤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무는 "지수만 바라보면 지겨운 횡보세를 보일 것"이라며 "영원한 종목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무가 벤치마크로서 지수를 보지 않는 이유와 운용하는 펀드에 삼성전자를 편입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수익률은 지수가 아니라 종목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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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8.39 포인트(0.39%) 오른 1만2348.75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0.78 포인트(0.03%) 오른 2,417.88, S&P 500은 5.30 포인트(0.37%) 오른 1422.53을 각각 기록했다.
미 동부시간 오후 3시30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17.99엔을 기록, 전날(116.84엔)보다 1.15엔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95달러(2.95%) 오른 66.03달러를 기록했다.
미 동부시간 오후 3시30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14%포인트 오른 연 4.63%를 기록했다.
이학렬기자 toot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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