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송복규기자][[청약가점제]분양시장 판도 변화 관심..9월 이전엔 과열될 듯]

오는 9월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가점제가 전면 도입됨에 따라 분양시장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분양시장 향배에 따라 주택 수요자들은 청약시기를 결정해야 하고, 주택업체들은 택지 확보나 현금 운용 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청약가점제가 시행되는 9월 이전까지는 가점제 적용에서 불리한 청약자들이 대거 청약에 나서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이 과열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월 이후에는 무주택자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무주택자들의 청약 열기가 시들해 미분양이나 미계약 물건이 속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9월 이전 청약 과열될 듯=9월 이후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지금보다 싼 값에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가점제 순위에서 밀리면 아무리 좋은 아파트도 '그림의 떡'이라고 생각하는 주택 수요자들이 많다.

때문에 가점제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신혼부부나 독신자 등은 9월 이전 공급되는 단지에 적극 청약할 것으로 보인다. 갈아타기를 희망하는 유주택자들도 청약 기회가 다소 제한되는 만큼 알짜 단지 공략에 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최근 분양한 서울 재개발 단지나 용인 파주 등 수도권 아파트는 높은 경쟁률로 청약마감하고 있다"며 "주택건설업체들이 지자체와의 분양가 갈등에도 불구하고 분양을 서두르는 것도 이같은 시장 흐름을 감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약률 저조, 공급물량 감소할 수도=청약가점제는 무주택자를 중심으로 만든 제도지만 정작 무주택자들의 청약 참여도는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

현재 분양시장의 주도 세력은 무주택자보다는 큰 집으로 옮기려는 갈아타기 수요이기 때문이다.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청약 수요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분양가 낮아진다해도 서울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1200만∼1500만원선에 달할 것이 뻔하다. 당첨확률이 높아졌다고해도 4억∼5억원의 거금을 들여 30평형대 아파트에 청약할 무주택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DTI(총부채상환비율) 적용 등으로 돈 줄이 막힌 것도 청약 수요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무주택자들의 청약기회만 늘릴 것이 아니라 구매 능력까지 뒷받침해줘야 한다"며 "대출기간을 초장기로 늘려주거나 금리를 보전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약가점제와 함께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한동안 민간 주택 공급이 중단될 공산이 크다. 분양가상한제는 수익과 직결되는 규제여서 다른 업체의 사업을 바탕으로 추후 분양사업을 준비하려는 공급업체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송복규기자 c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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