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능현기자]버냉키 의장이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발언이 문제였다. 투자자들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꺽어버린 셈이다.
유가 상승, 내구재 지표 부진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 이후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28일 오전 11시 32분(미 동부시간) 현재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104.14포인트(0.84%) 내린 1만2293.15를, S&P500지수는 10.48포인트(0.73%) 하락한 1418.13을 기록중이다. 나스닥지수도 2419.02로 18.41포인트(0.76%) 내림세다.
버냉키, "근원 인플레 여전히 높은 수준"..금리 인하 기대감 사라져
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의회에 출석, "주택 및 제조업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국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하는 한편, 인플레이션도 둔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 및 제조업 경기 둔화가 미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이 점차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우려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버냉키 의장은 마지막으로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최근 들어 급증했다며 그 요인으로 인플레이션, 주택 및 제조업 경기 둔화, 투자부진 등을 꼽았다.
국제유가·내구재 주문, 증시 발목
유가가 급등하고 내구재 주문이 예상을 밑돈 것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국제유가는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 시각 현재 서부 텍사스 중질유 5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1.64달러(2.62%) 오른 64.5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금 값도 치솟고 있다. 이 시각 현재 금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2.40달러(0.36%) 오른 온스당 664.90달러를 기록중이다.
내구재 주문은 한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전문가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미 상무부는 이날 2월 내구재 주문이 2.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3.5%를 밑도는 수치다. 1월 내구재 주문은 9.3% 감소했었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운송장비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0.1% 하락해 전문가 예상치(1.8%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항공기를 제외한 운송장비 주문이 88.4% 증가했으며 민간 항공기 주문이 29.2% 늘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로프 이코토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나로프는 "기업들이 경기 둔화를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투자가 급격히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주 일제 하락
대형주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2.0% 하락하고 있다. 이날 외신들은 GM이 크라이슬러 매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는 뉴욕 할인매장 개장을 미룰 것이라는 소식에 1.8% 급락 중이다.
반면 컨설팅 회사 액센추어는 실적 기대감으로 2.3% 급등하고 있다.
달러는 엔화에 대해 약세다. 이 시각 현재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7엔(0.91%)내린 116.75엔을 나타내고 있다.
김능현기자 nhkimch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