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최명용기자][[상생경영]4대 그룹, 협력사에 매년 수천억 지원]
얼마전까지 중소기업 CEO의 하소연이 신문을 장식하곤 했다. 대기업이 시장을 잠식하고, 협력사에 쥐꼬리만한 마진만 남겨줘 중소기업이 설자리가 없다는 비난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하는 '상생'의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중소기업에 자금까지 지원해준다. 어음결제가 줄고 현금 결제가 늘어 실질적인 도움도 주고 있다.
숨통이 틘 중소기업은 더 좋은 부품을 만들고, 이는 대기업이 만드는 완제품의 성능 향상으로 이어진다. 대기업·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경영이다. ◇삼성전자, 협력사 지원에 4000억원=삼성전자가 지난해 협력사 지원에 쓴 자금은 1661억원이다. 2004년부터 3년간 총 4033억원을 지원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의 설비투자와 컨설팅, 교육등이 많은 자금을 썼다. 이렇게 지원된 자금은 협력사의 경쟁력 제고 뿐 아니라 삼성전자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협력사 제조혁신으로 공정불량률, 인당생산성은 각각 30%이상 개선됐고, 원가 구조는 20%이상 개선됐다. 이는 삼성전자 완제품의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다시 이익을 협력사에 돌려줬다. 대표적인 것이 협력사 대표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차세대 경영자를 육성해 더욱 경쟁력이 높아진 협력사를 만들기 위한 장기 투자다.
협력사 자녀들은 삼성전자에 1년여간 근무하면서 다양한 현장 체험과 일본 연수 등의 기회를 가졌다. 이외에 기술교류회 등을 통해 협력사와 윈윈은 계속되고 있다.
◇현대차,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을=현대차그룹은 올해를 대중소기업과 상생협력으로 동반성장하는 해로 삼았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협력사의 원자재 구매, 연구개발, 개발투자 등에 2조5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2조3000억원 규모에서 10%가량이 늘어난 규모다. 현대·기아차의 공동구매액은 지난해 605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두배 가량 늘릴 계획이다.
기존 상생협력 프로그램은 더욱 강화된다. 협력사에 최신장비 100대를 지원하는 GE(Guest Engineer) 자격평가제를 실시하고, 각종 파트너십을 늘린다.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을 위한 그린파트너십을 15개사에서 40개사로 확대하고, 직업훈련컨소시엄에 가입한 협력사를 300개사에서 450개사로 늘리기로 했다. 정비협력업체를 대상으로 90억원의 공동구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전임 임원으로 구성된 지원단을 운영, 협력사의 경영컨설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LG, 정도경영으로 협력사와 동반성장=LG는 '정도경영을 기반으로 협력회사의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를 통한 동반 성장'이란 상생경영 모토를 정했다.
LG는 지난해부터 협력사와 함께 개발한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LG전자가 삼신이노텍과 함께 개발한 블루투스 스테레오헤드셋이 대표적인 사례. LG전자가 신제품을 구매해주는 조건으로 양사가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했다. 삼신이노텍 입장에서는 개발비를 줄이고, 안정적 매출처를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고, LG전자도 질 좋은 제품을 구매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렇게 성과를 공유한 사례가 70여개사에 달한다.
인력과 교육 지원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LG전자에 15년 이상 근무한 중견 인력을 중소기업에 파견해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중견인력 이동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며 협력사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지원해준다.
자금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현금 결제를 확대하고, 각종 펀드로 협력사를 지원하고 있다. LG전자는 중소기업청과 공동으로 250억원의 협력 펀드를 조성했으며, 300억원규모의 블루오션 펀드도 협력사 지원에 쓰이고 있다. ◇SK, 중소기업과 함께 하는 행복날개=SK는 2005년 '협력업체와 상생이 안정과 성장의 필수조건'이란 모토로 행복 동반자 경영을 선언했다. 이에 맞춘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다.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지난해 10월 문을 연 SK 상생아카데미. 8주간 진행된 핵심경영관리자 과정에 63개사 직원들이 참석해 교육을 받았다. 상생아카데미는 온라인과정도 개설하고, 협력업체 CEO 세미나, 업종별 전문교육 등으로 영엽을 확대할 계획이다.
계열사별 다양한 상생경영 사례도 눈에 띈다. SK텔레콤의 NGM프로젝트는 100여개 협력사 임직원들에게 SK임직원과 똑같이 대우를 보장해준다.
SK는 일신화학공업과 함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전자소재 보호 필름용 원재료를 공동 개발키로 하고 계약을 진행중이며 SK건설은 파트너 제도를 통해 협력사에 노무관리, 인력관리 등의 경영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최명용기자 xp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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