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진상현기자]["통화정책 중립성 훼손시킬 정도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은행 적자 문제가 2~3년내에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통화정책의 중립성을 손상시킬 정도의 중대한 어려움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1년간의 통화정책에 대해 적절했다는 자평을 내놨다.
다음달 3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이 총재는 지난 19일 한은 내부 소식지인 '한은 소식'과의 특별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대담에서 한은 적자 문제와 관련, "중앙은행의 수지는 정책 환경에 많이 좌우되는데 지난 2~3년은 가장 나쁜쪽으로 국내외 환경이 움직였다"며 "앞으로 국내외 환경이 조금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한은 수지도 다소 개선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행의 수지 문제는 2~3년 안에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며 "문제가 장기간 누적돼 온 것인 만큼 해결도 장기간에 걸쳐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난해 우리가 취한 몇가지 조치들 중 결과적으로 수익기반을 강화하는 조치가 있었다"며 "시간을 갖고 꾸준히 해결해 나가면 수지 문제는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지난 1년간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취임 후 콜금리 목표 조정이 두번, 예금지급준비율 인상이 한번, 또 총액한도대출 한도 조정이 한번 있었다"며 "이같은 정책운용은 그동안의 경제 움직임과 정책이 시행된 뒤의 금융시장 동향 등에 비춰볼 때 대체로 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차는 좀 있더라도 금융여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 수단은 여전히 유효하고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가격기제(가격 메커니즘)의 힘이 커져 정책이 무력해지지 않았나라고도 볼 수 있지만 가격기제가 보다 잘 작동한다는 것은 다른 면으로보면 그만큼 정책의 효과가 커졌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통화정책은 궁극적으로 금융을 조절해서 실물경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것"이라며 "경제가 안정됐다고 말하기 어렵고 금융이 정상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면 아무리 소비자물가를 목표 이하로 안정시켰다고 하더라도 통화정책을 잘 수행했다고 할 수는 없다"고말했다.
시장과의 의사소통에 대해서는, "모든 경제변수에 담겨진 뜻을 가급적이면 균형있게 해석하려고 한다"며 "예를 들어 일별 월별로 여러 경제지표가 쏟아져 나오는데 서로 다른 변수들의 다른 신호를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커뮤니케이션이란 서로의 느낌을 주고 받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의사소통을 할 때 나는 이런 뜻을 말하려고 이 단어를 선택했지만 상대방이 과연 어떤 뜻을 이것을 해석할까를 염두에 둔다면 크게 낭패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 경영 혁신과 관련해서는 변화를 강조했다.
이 총재는 "경영 개선이나 경영혁신은 모든 조직, 집단이 살아남고 발전하기 위해 항상 실천해야 될 과제"라며 "한은이 처한 환경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경영도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고말했다.
이어 "가장 가슴아픈 일은 직원들 승진이 잘 안되고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보람을 찾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라며 "다만 우리나라 전체가 외형적으로 뻗어나가는 시기에서 이제는 내실을 다져야만 발전할 수 있는 상황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우리 임직원들도 옛날식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바뀐 환경에서 보람을 갖고 인생에서 성공하고 직장을 즐거운 곳으로 만들려면 거기에 맞는 새로운 생각과 행동양식을 가져야 한다"며 "옛날에는 내가 어떤 직위, 직급에 있다는 것이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위한 준비 단계의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은 현 단계 자체에서 가치와 보람을 느껴야 하는 사회로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진상현기자 j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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