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머니투데이 양영권기자][위기의 변호사 업계 <하> 시장 넓히는 변호사들]

'1만명 시대'를 맞은 변호사들이 속속 '외도'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연예·스포츠 마케팅에도 명함을 내밀 정도로 다른 직역 진출이 활발하다. 이들은 변호사 시장을 넓히는 첨병이다.

◇"영화판에 뛰어들다" ='스캔들' '너는 내 운명' '달콤한 인생' 등의 흥행작을 낸 '영화사 봄'은 이달 초 조광희씨(사진 위)를 대표로 선임했다.

사시 33회 출신인 그는 1998년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차장, 이듬해 옷로비사건 특별검사 수사관 등을 역임했다. 이번 대표를 맡기 직전 영화사 봄의 고문변호사 및 영화제작관리본부장을 지냈다.

그가 영화판에 뛰어든 것은 2001년 헌법재판소에서 영상물등급위원회 상영분제도 위헌 결정을 이끌어낸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영화상영 금지 가처분신청 사건 등을 수임하면서 영화에 대한 지식을 쌓아갔고, 급기야 직접 영화 제작에 참여하게 됐다.

"인문학 쪽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법률'이 사회시스템이자 행동의 가이드라인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법률가는 상식적이고 합리적 판단을 내리기 쉽고, 이 점이 회사 경영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불리한 점도 있다. 이를테면 '틀에 박힌 사고'다. 조 대표는 "영화 제작이나 기업 경영에는 창조적인 생각이 중요하다. 그러나 법률가들은 '올바른 것'이나 '법에 어긋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데 익숙하다"고 말했다.

◇"외환딜러 그 이후…=최근 씨네마서비스 부사장을 맡다 연예컨설팅업체 PK컨설팅을 설립한 박영목 변호사(사시 40회·사진 가운데).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변호사가 되기 전 장기신용은행의 외환딜러였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정훈탁씨 등과 함께 설립한 싸이더스에 법무이사로 참여했다. 이후 연예계에서 7년여 부대끼며 확고한 인맥을 구축한 그는 회사까지 직접 차렸다.

변호사 자격은 큰 도움이 됐다. 싸이더스 시절 연예매니지먼트 본부장이던 정훈탁씨는 A급 연예인을 영입할 때 항상 박 변호사를 대동했다고 한다.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던 연예인 계약을 체계화하는 데 그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변호사 자격이 장애가 된 적도 있다. 회사 사장과 함께 분쟁 중인 다른 회사 관계자를 만났을 때다. 대화로 문제를 풀 계획이었으나 그가 '변호사'가 병기된 명함을 건네자 상대방은 대뜸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리도 변호사를 데리고 올 걸 그랬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박 변호사는 사업상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원칙적'이고 '법적'인 것을 떼놔야 할 때도 있다고 했다.

그는 "5~10년 내 PK컨설팅을 전문 투자회사로 키우고 양질의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스포츠는 내 운명"=최근 파격적인 계약금과 연봉을 받은 역도의 장미란 선수(경기 고양시청) 뒤에는 스포츠 에이전트 장달영 변호사(사시 44회·사진)가 있었다. 이번 계약은 비인기종목이라는 이유로 세계적 선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던 관행이 개선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그는 앞서 '피겨 요정' 김연아 선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박태환 선수 등의 대리인으로 활동했다. 축구분야에 집중됐던 에이전트제도가 아마추어로 확대된 데는 그의 공이 크다.

장 변호사는 중학교 때까지 운동선수였다. 강원 철원군의 수영·육상대표로 군대항전에 나가기도 했다. 당시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는 대학원에서 스포츠경영을 공부하며 전문지식도 쌓았다.

장 변호사는 "변호사로서의 신뢰감이 에이전트 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무엇보다 스포츠계에 대한 이해와 흥미가 있어야 한다"며 "변호사 시절보다 돈은 더 벌지 못해도 만족도는 훨씬 높다"고 덧붙였다.

양영권기자 indepe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