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배성민기자][계열사 자금지원 늘고 사업확장..'주택경기 침체대응'vs'비관련 다각화 우려']
현대산업개발이 그룹화를 겨냥한 지속적인 몸집키우기에 나서는 것에 대해 증권가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계열 유통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에 나섰고 또다른 계열사인 현대EP(자동차 부품 및 화학회사)는 사업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 정몽규 회장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투신운용사 지분을 늘리기도 했다.
현대산업은 최근 건설업체로서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호텔아이파크, 아이파크몰 등 레저.유통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의 추가소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산업 이사회는 지난 23일 계열사인 아이파크몰에 기존에 빌려줬던 돈 90억원 외에 300억여원을 추가 대여할 수 있도록 의결했다. 쇼핑몰 개발 및 운영전문기업을 표방한 아이파크몰은 서울 용산 등에서 의욕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서울 강남에 특급 호텔(파크하얏트 서울) 영업을 하고 있는 호텔아이파크도 최근 현대산업로부터의 차입금 18억원을 추가 연장하기도 했다.
현대산업 계열사로 지난해 상장된 현대EP도 최근 사업 확장 계획을 밝힌 상태다. SK로부터 사업부문(특수폴리머사업부)을 넘겨받는 양해각서(MOU)를 지난달 체결했고 현재 매입 조건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현대EP는 현대산업개발의 유화사업부가 분사, 설립된 회사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여 현대차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정몽규 현대산업 회장은 아이투신 주주들의 요구를 감안한 결과긴 하지만 아이투신운용 주식 70만주를 추가 취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현대산업이 주택 건설사업에 편중되던 것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고 계열사들도 자체 사업확대를 모색할 시점이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안수웅 애널리스트는 "현대EP가 자동차사와의 편중된 거래에서 벗어나 사업다각화의 기초를 마련했다"며 "안정적인 원자재 조달 및 사업다각화에 따른 매출 및 이익성장을 감안할 때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서도 그동안 주택사업 부문에 다소 편중돼 왔던 현대산업이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도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몸집을 키우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나친 비관련 사업 다각화는 우량 건설업체라는 회사의 장점을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면서 투자의견을 낮추는 증권사도 생겨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고 우리투자증권도 보유의견을 제시한 상태다.
외인들의 매도세도 뚜렷하다. 이달들어 외인들은 현대산업 154만주를 처분하면서 65.2%에 달하던 보유비중을 63.3%까지 낮췄다. 외인 대주주인 템플턴자산운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대산업 주식을 꾸준히 처분하며 지분율을 16.4%에서 14.3%까지 낮추기도 했다.
한 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는 "현대산업의 계열사가 매출액과 이익규모를 따져볼때 모기업의 가치를 훼손할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자체 역량을 확보하지 못 하면 현대산업에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민기자 bae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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