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오상헌기자][김근태·임종인 단식대열 합류..반FTA '연석회의' 열려]
정치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움직임이 '단식투쟁'의 양상을 띠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와 민생정치모임 천정배 의원에 이어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과 무소속 임종인 의원도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특히 범여권과 민노당은 국회 차원의 대응 방안 모색을 위한 '연석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정치권의 FTA 반대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김 전 의장은 27일 "짜여진 시간표를 따라 질주하고 있는 한미 FTA 협상을 지금 중단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며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그는 "무조건 한미 FTA 반대를 주장하지는 않지만 천천히 따져본 후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오늘의 협상결과가 또 다른 저성장과 더욱 심각한 양극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솔직히 고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위스도, 말레이시아도 자국 국민을 위해 정부가 용단을 내려 미국과의 FTA를 중단했다"며 "당장 지금 진행되는 한미FTA협상을 중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임종인 의원 역시 "일방적인 퍼주기 협상, 한미 FTA를 즉각 중단하라"며 단식 대열에 동참했다.
그는 "지금까지 진행된 4대 선결조건(쇠고기 수입재개, 스크린쿼터 축소, 보험약가정책 변경,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완화) 등 17개 분야 협상에서 우리가 얻은 것은 거의 없다"며 "한미 FTA는 미국의 경제식민지로 가는 길이니 만큼 국회가 정부에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아울러 모든 정당·단체가 참여하는 한미FTA 범국민저지 연석회의를 제안하고 국회가 국정조사에 나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밖에 민노당 권영길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청 앞에서 이틀 째 단식 중인 천 의원을 찾아 '정치권의 연대'를 제안했다.
권 의원은 이 자리에서 "천 의원의 단식 결단에 감사드린다"며 △국정조사 실시 △전 상임위원회 청문회 실시 △한덕수 총리 인준 부결을 위한 공동 노력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범여권의 통합신당모임, 민생정치준비모임과 민주노동당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국회 귀빈식당에서 '정당·원내단체 연석회의'를 열어 한미 FTA 협상의 국회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오상헌기자 bbo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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