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진우기자][이미지 향상·수익성 회복 겨냥...'베라크루즈-BH' 쌍두마차에 VI 가세]
"세계 최고의 명차반열에 오를 럭셔리 브랜드를 띄우겠다."
현대자동차가 26일 프리미엄 시장진입을 위해 준비해 온 'BH(프로젝트명)'의 컨셉트카 '제네시스'를 공개하면서 내건 출사표다. '값이 싸면서 괜찮은 차' 내지는 '중저가의 범용차' 라는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명품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한마디로 도요타 '렉서스'에 필적하는 자동차 메이커로 브랜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를 '브랜드 경영 강화기'로 선정,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럭셔리 브랜드를 통해 세계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지 않고서는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내부의 판단이 깔려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 품질과 고객의 질적인 향상이 담보되지 않으면 '톱 클래스' 반열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과 마케팅 역량을 총동원할 경우 명차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 도약은 다목적스포츠차량(SUV)인 '베라크루즈'와 'BH' 라는 두 쌍두마차가 이끌게 된다. 고급SUV는 베라크루즈가, 고급세단은 BH가 각각 기존 기존 수요를 흡수하거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내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첫 스타트는 지난 10월 출시된 베라크루즈가 끊었다. 베라크루즈는 출시 당시부터 현대차가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차'로 바꾸기 위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베라크루즈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 먼저 모습을 드러냈지만 사실 개발단계에서부터 미국의 고급 SUV 를 겨냥했다. 렉서스의 RX350이나 BMW의 X5 등 기존의 내로라하는 고급 SUV 브랜드와 직접 겨뤄보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이번주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미국의 자동차 기자들을 대상으로 베라크루즈와 렉서스 RX350의 비교시승 행사를 갖는 것도 품질과 성능 만큼은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국내외에 출시될 예정인 BH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에 공개한 컨셉트카 제네시스의 기본 스타일과 성능을 유지할 예정인 BH는 성능은 물론, 안전도, 편의사양 등에서 세계 정상급 럭셔리 세단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 현대차측의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BH는 베라크루즈와 함께 국내에서는 고급 수입차에 적극 대응하고, 해외에서는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수익성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BH 자체가 '현대차가 만든 고급세단'이라는 이미지를 뛰어 넘어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전략의 성공을 가늠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이에 더해 내년 연말 또는 2009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에쿠스보다 더 고급형 차종인 초대형 세단(프로젝트명 VI)를 개발하고 있다. 이 차는 BMW나 벤츠의 럭셔리 세단과 직접 경쟁하면서 명품 브랜드를 완성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베라크루즈에 이어 BH와 VI 등 고급모델이 잇따라 나올 경우 미국시장에서의 브랜드 이미지가 빠르게 격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도 "현대차로선 고급차 시장 도전 자체가 최근 위기탈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율 등 경영환경의 개선과 함께 브랜드 디스카운트 요인인 강성노조의 변화 등이 전제된다면 해볼 만한 승부"라고 분석했다.
이진우기자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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