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병근기자]유럽연합(EU)이 중년의 위기를 맞았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독일 베를린에서 50주년 기념 축제와 파티가 열렸으나 속내는 다르다.
유럽 헌법은 정체돼 있고 터키의 EU가입이 저항에 직면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주요 문제에 대한 EU의 분열과 불확실한 미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창설 50주년을 맞아 독일 베를린에서 '베를린 선언'을 공표했다. 베를린 선언은 EU의 모태가 된 로마조약 체결을 기념하기 위해 발표된 것이다.
선언문은 그러나 유럽헌법 부활과 터키의 유럽 가입 승인 등 논란이 돼 온 문제들을 명시하지 않아 유럽 회원국 사이의 불협화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EU 순환의장국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유럽은 더이상 과거의 낙농국가가 아니다"면서 "유럽의 정치·경제 지형은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럽의 기본 토대를 새롭게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유럽은 실패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실제 13문단으로 나뉘어진 선언문은 최근의 분열된 EU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하는 듯하다. 영국은 유로화를 쓰는 대신 파운드를 고집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와 일부 국가는 터키의 EU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선언문은 폴란드와 교황 베네닉토 16세가 요구한 기독교적 가치도 언급하지 않아 교황으로부터 "변절"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은 "민주적 토론의 과정이 결핍돼 있다"고 지적, 유럽통합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EU 회원국들이 최근 단결력을 보여준 의제는 '기후변화' 뿐이었다. 27개 국가들은 이달 초 온실가스방출량을 2020년까지 1990년 수준 대비 30%이상 삭감하기로 합의했다. 총 에너지 사용량 중 20%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충당하기로 했다.
김병근기자 bk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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