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최석환기자][韓美 통상장관 회담 시작...농산물·車 여전히 '결렬' 변수]
"며칠 안 남았다. 이젠 빨리 끝내고 싶은 생각 뿐이다"
한미 통상장관 회담 첫날인 26일 협상장이 마련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만난 협상단 관계자의 말에는 최종 타결을 코앞에 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분위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
이번 회담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끝내기 위한 마지막 협상으로 미국의 신속협상권(TPA)상 최대 시한인 30일 오후6시(미국시간, 한국 31일 오전7시)까지 계속된다.
그러나 협상단 안팎에서는 법률적인 확인 작업과 최종 보고 시점 등을 마무리 작업 시간을 고려할 때 사실상 오는 29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고 30일경 언론을 통해 최종 타결을 공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결국 29일쯤 막판까지 해소되지 않은 10개 안팎의 최종 쟁점을 두고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캐런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의 마지막 '빅딜'이 이뤄지면서 사실상 일괄 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 통상장관 회담 어떻게 진행되나?
종료 시점을 '한미FTA 최종 타결까지'로 못박고 시작한 한미 통상장관 회담은 사실상 협상을 매듭짓겠다는 목표 아래 전체적인 협상 스케쥴과 방식, 분과별 회의 일정 등 모든 내용이 유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어차피 '3월30일 타결'이라는 대전제에 부합되는 것이라면 그때그때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찾겠다는 양측 협상단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양측은 일단 협정문 작성 등 기술적인 마무리는 분과별로 진행하면서 내일(27일)부턴 자동차나 농업, 섬유 등 핵심쟁점과 관련해서는 고위급 협의를 열어 최종 '빅딜 패키지(묶음)'에 들어갈 쟁점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현재 '빅딜 패키지'에는 △쌀·쇠고기 등 초민감 농산물의 개방수준 △자동차 관세철폐와 세제개편 △외국인 투자지분 제한 철폐 등이 포함된 방송·통신 서비스 △반덤핑 개선조치가 담긴 무역구제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한국산 인정문제 등 10개 안팎의 쟁점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9일에는 김현종 본부장과 바티아 부대표가 만나 이미 작성된 '빅딜 패키지'안을 두고 양측의 이익을 고려한 균형 잡힌 '빅딜'을 통해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지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초 핵심쟁점 중 하나인 개성공단의 경우 양측이 민감성을 고려, FTA 협정문에 이를 포함하되 특례 인정범위 및 대상 등 구체적인 내용은 북·미관계의 진전 상황을 보면서 추후 협상을 한다는 식의 빌트인 방식(built-in)으로 타결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순탄하게 협상이 진행되면 30일 중에는 최종 타결안이 언론을 통해 공개될 수 있을 전망이다.
◆ 농산물-車 결렬 불씨될까...'주목'
양측 협상단은 그러나 쌀과 쇠고기 등을 포함한 농산물과 관세 및 세제개편 등이 맞물려있는 자동차 협상이 전체 협상을 깰 수 있는 '딜 브레이커(협상결렬요인)'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어두고 있다.
미국은 이미 우리측의 '아킬레스건'인 쌀 시장을 개방해달라 요구를 막판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김현종 본부장은 앞서 "쌀은 관세양허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으며, 미국이 쌀을 협상 카드가 아닌 시장 개방 자체에 목적으로 두고 요구할 경우 협상을 깰 수 있다는 협박(?)을 공언한 상태다.
협상단 관계자는 "미국이 막판에 쌀을 거론하고 있는 것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협상카드로 보는 견해가 많다"라며 "그러나 진짜로 쌀 시장 개방을 원하고 있다면 '딜 브레이커'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전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우리측은 관세의 조기(즉시+3년내) 철폐를, 미국측은 세제개편과 표준 등 비관세장벽의 제거를 각각 요구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관세율이 다른 승용차(2.5%)와 픽업트럭(25%)에 대해 관세철폐 이행기간을 분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리측은 이에 대해 "손익이 맞지 않은 협상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미국측에 보냈다.
그럼에도 협상단 안팎에서는 협상 결렬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 타결이 가까워 오면서 양측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협상 전략이 표면적으론 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다"면서 "이미 협상단 분위기는 타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환기자 neok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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