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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원종태기자] 우리투자증권이 직접 자금을 투입해 만든 사모펀드(PEF)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투자처만을 잇달아 공략하고 있다.

첨예한 경영권 다툼이 있는 기업에 과감히 투자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하고 있는 것. 그러나 일부에서는 "국내 굴지의 증권사가 만든 사모펀드가 형제간 분쟁을 투자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는데다 리스크도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 사모펀드 마르스2호가 또다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진행중인 레이크사이드CC 지분을 사들여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주 레이크사이드 지분 47.5%를 현 경영진(윤대일 대표이사)과 다툼을 벌이고 있는 2대주주(윤맹철씨)로부터 전격 취득했다. 레이크사이드CC는 지난 2005년 대표이사가 당시 윤맹철씨에서 윤대일씨로 뒤바뀌는 등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에 앞서 지난해 9월에는 마르스1호를 통해 샘표식품에 투자한 바 있다. 샘표식품도 지난 1997년 박승복 현 회장과 그의 이복동생 박승재씨간에 경영권 분쟁이 있었다. 마르스1호는 당시 현 경영진에 반대하는 박승재씨측 지분을 인수하며 2대주주에 올랐다.

◇형제간 분쟁 기업 투자의 '후유증'

형제간 첨예한 분쟁이 벌어진 곳에만 투자하다보니 웃지못할 헤프닝도 잇따르고 있다. 레이크사이드CC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진 후 우리투자증권 고위관계자는 "마르스2호펀드가 의결권 51%이상을 확보해 레이크사이드CC 경영권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마르스2호가 인수한 레이크사이드CC 지분은 47.5%지만 전체지분중 형제간 분쟁으로 의결권금지 가처분 신청에 걸린 9% 지분을 제외하면 의결권이 유효한 91%의 51%이상(52.1%)을 확보했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석은 법률적 문제가 많아 '희망사항'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르스2호가 지분을 인수한 윤맹철씨와 대립관계에 있는 윤대일 대표이사측에 따르면 `지분 47.5% 인수〓경영권 확보'는 어불성설이라는 것. 법적으로는 여전히 윤대표측이 지분율 52.5%로 최대주주라는 주장이다.

윤 대표이사측 법적 대리인은 "현재 레이크사이드CC 이사회 이사는 3:2로 윤 대표이사측 이사가 윤맹철씨측 이사보다 많고 앞으로도 뒤바뀔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레이크사이드CC 정관상 `발행주식 총수의 과반수가 출석해야만 이사선임이 가능하다"며 "대법원 판례상 현재 의결권금지 가처분신청이 걸려있는 9%도 발행주식 총수에는 포함되기 때문에 우리투자증권측이 47.5% 지분을 샀다고 해서 현 이사체제를 뒤바꿀 수 없고 마르스2호펀드의 대표이사 선임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은 특히 현 최대주주와 아무런 협의없이 레이크사이드CC의 발전계획을 언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고위관계자는 레이크사이드CC에 골프장주택과 콘도미니엄 등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고 앞으로 상장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개발계획은 최대주주와 아무런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대표측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이 지분을 샀다고해서 마음대로 골프장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최대주주와 아무런 협의사항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말했다. 윤대표측은 또 우리투자증권 고위관계자가 밝힌 레이크사이드CC의 상장계획에 대해서도 "전혀 합의된 바 없다"며 "최대주주와 공동협의없이 과연 상장계획을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우리투자증권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점을 인정했다. 우리투자증권의 또다른 관계자는 "레이크사이드CC 지분 47.5% 인수로 경영권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며 "일부 사안에 대해 앞으로 최대주주와 공동협의를 전제하고 발언한 게 오해를 부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의 레이크사이드CC 투자과정은 사모펀드의 핵심사안인 `투자 비밀유지'도 지켜지지 않는 허술함을 연출하기도 했다.

◇샘표식품 해법 찾기도 난항

우리투자증권의 또다른 형제간 분쟁 투자처인 샘표식품 투자건도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주 열린 주총에서 우리투자증권 마르스1호펀드측이 샘표식품 현 경영진간 '이사선임'을 둘러싼 표대결에서 마르스1호가 압도적 표차이로 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샘표식품이 당초 우리투자증권이 추정했던 것보다 훨씬 지분율이 높아 표대결은 앞으로도 현 경영진이 절대우위에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 9월 당시 1년여정도 투자기간을 잡고 지분투자에 나섰던 우리투자증권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사선임 표대결에 패한뒤 현 경영진과 특수관계인과의 대규모 거래 부당성은 물론 영업적자폭 확대 등을 부각시켜 경영진을 압박한다는 방침이지만 당초 투자기간보다 '장기전'으로 흐를 조짐이다.

특히 앞으로 우리투자증권이 샘표식품 주식을 되팔 경우 시장은 물론 주가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투자이익 회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주총 직전에 이번 주총의 표대결과 전혀 상관없는 지분을 추가로 대거 매수(4.94%)한 배경도 관심이 쏠린다. 우리투자증권측은 당초 지난해 9월 매입한 지분외에 추가적인 지분 취득은 없을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일일 거래량이 1만주 이하인 상황에서 20만주가 넘는 대량 매매의 당사자는 결국 우리투자증권으로 판명난 바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사모펀드는 결국 최종 수익률로 투자 성과를 평가받을 뿐"이라며 "국내 최대증권사중 하나인 우리투자증권 사모펀드가 형제간 분쟁의 정가운데에 놓인 기업들을 조준 투자해 어떤 수익을 거둘지 시장의 관심사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종태기자 gogh@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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