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양영권기자][외환카드 주가조작 첫 공판, "수사 장기화로 인격권 침해되기도"]
외환카드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된 론스타펀드 코리아 유회원(56) 대표가 론스타펀드의 구조상 자신은 의사결정을 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관련 공소 사실 개입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이경춘 부장판사) 심리로 26일 열린 첫 공판에서 유씨 측 변호인은 "유씨가 몸담았던 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나 론스타코리아는 모두 스티븐 리가 직접 업무를 관장했고, 유씨는 부동산 전문가로 현지 고용인 중 한 사람에 불과했다"며 "공소장 내용 대부분은 유씨가 알 수 없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어 "(유씨에 대한 기소는) 검찰이 언론에 떠밀려 어떤 식으로는 론스타 관계자를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결론을 미리 내놓고 한 수사의 결과"라고 꼬집었다.
변호인은 론스타 펀드에 대해서는 "미국과 캐나다 주정부 펀드, 대학 기금, UN 등 국제기관이 주요 투자자로, 그런 론스타가 불법을 저지른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유씨 또한 모두 진술에서 "론스타펀드는 투자자로부터 적법성과 공신력을 요구받고, 항상 투자자에게 그 공신력을 검증받는다"로 론스타펀드의 '결백'을 주장했다.
유씨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외환카드 합병은 금융감독기관으로부터 강력한 합병 권고를 받고 단기간에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주가조작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며 "전세계에 걸쳐 20조원을 운용하는 론스타가 외환카드의 주가를 조작해 이익을 보는 것은 상상하지 못할 일"이라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서는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외환은행 법인의 대리인도 "합병 전 외환카드 감자는 당연히 검토될 수밖에 없었고, 자문 의견을 참고해 합병추진을 결정한 뒤 실제로 감자를 검토했다. 실제 감자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진지한 검토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며 감자를 검토하겠다는 발표가 '허위 사실'이 아님을 주장했다.
아울러 유씨 측은 지난 2년에 걸친 금융 당국의 조사와 검찰 수사 등으로 인격권을 침해받고 있음을 토로했다. 유씨는 지난해 4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기각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유씨의 변호인은 "유씨는 수십차례 소환 조사를 받고, 언론에 피의 사실이 공표됐다. 한밤중에도 수사관의 전화가 걸려오면 받아야 해 이제는 전화 벨소리만 들려도 깜작 놀랄 정도다. 수면제가 없으면 밤잠을 자기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다.
변호인은 또 "유씨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현재 많이 쇠약해진 상태다. 앞으로 공판을 가능하면 낮시간 동안에 진행하고 저녁에는 귀가해 쉬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는 함께 기소된 외환은행의 대리인으로 서충석 상무가 나왔으며, LSF - KEB홀딩스SCA 측 인사는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은 다음달 23일 열어 피고인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의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며, 그 이후에는 2주에 한번씩 재판을 열어 집중심리하기로 했다.
양영권기자 inde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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