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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익태기자][퇴임앞둔 한준호 한전 사장]

"성실하고 유능한 사람이 반드시 우대받을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관행을 정착시켰다고 자부합니다."

오는 29일 퇴임하는 한준호 사장(62)은 "등산 하듯 노사가 왼발·오른발이 돼 정상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갔다"고 3년 임기를 회고했다.

36년 공직생활을 한전에서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는 한 사장은 직원들에게 "아직 잔존하고 있는 내외부의 벽을 허물고 유연하고 활기찬 조직으로 변해야 한다"며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3년 간의 소회는.
▶짧은 기간이지만 2만여 직원들과 변화와 혁신을 통해 한전을 세계 최고의 글로벌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동안 등산을 하듯이 노와 사가 오른발과 왼발이 되어 정상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갔습니다. 때로는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들이 있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서로의 땀을 닦아주며 많은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36년 공직생활을 우리나라 대표 공기업 한전에서 보람찬 마음으로 마무리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전이 변했다는 얘기가 많이 들립니다.
▶한전에 오기 전엔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진행됨에 따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계층간 직군간 벽도 높게 느껴졌습니다. 제일 먼저 상시적인 경영혁신 시스템을 조직하고, 변화와 혁신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직원들과 격의없는 토론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또 서로간의 배타적인 벽을 허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무엇보다 조직과 규제의 마인드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을 갖고 함께 한 곳으로 힘을 모을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이자 소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습니까.
▶순간순간 어려웠던 점이 많았지만 무엇보다 작년에 연쇄적으로 이어진 대형 정전사고로 본의 아니게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린 점이 가장 마음에 걸립니다. 편리하고 품질좋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한전의 기본적인 임무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새로운 각오로 더 나은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자 했습니다.

-가장 강조했던 경영방침은.
▶취임 직후 경영방침으로 '깨끗한 기업, 활기찬 한전'을 정해 일관되게 추진했습니다. 기업이미지를 쇄신해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데 주력했습니다. 직원들에게 글로벌기업에 걸맞는 높은 수준의 청렴도를 요구했고, 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는 등 윤리경영과 나눔경영을 통해 스스로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도록 했습니다.

-재임 3년동안 주가가 84% 가량 올랐습니다. 비결이 있으셨습니까.
▶인위적으로 관리하지는 않았습니다. 경영진이 앞장 서 적극적인 IR활동을 전개한 결과 지난해 6월 무디스의 신용평가에서 정부 보다 두단계 높은 신용등급 'A1'을 획득했습니다. 9월에는 미국 플레츠사로부터 아시아·태평양 최우수 전력회사로 선정됐습니다. 또 유리한 조건의 해외 교환사채 발행으로 정부 보유주식 1890만주의 자사주매입과 회계투명성 강화 등 국제적 수준의 회계시스템 구축이 주가상승에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최하위에 머물렀던 청렴도 조사에서 취임 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세계 500대 기업의 90% 이상이 윤리강령을 행동지침으로 삼고 있습니다. 윤리경영은 선택과목이 아니라 21세기에 살아 남기 위한 필수과목입니다. 취임과 동시에 공기업 최초로 부조리신고 포상제를 시행했습니다. 전자공개 입찰제도도 확대했고, 금품제공 업체의 출입제한 등 부조리를 근원적으로 차단했습니다.

-한전의 인사시스템이 많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한전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의 하나가 인사문제였고, 그만큼 인사제도 혁신은 어려운 시도였습니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듯이 인사는 조직운영의 근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임기간중 성실하고 유능한 사람이 반드시 우대받을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사업소장에게 부장 승격권한을 위임하고, 여성에 대한 인사차별을 없앴으며, 발탁승진제 도입과 직군간 교차보직제를 시행하여 벽을 허물었습니다. 인사제도가 얼마나 좋은 제도이냐 보다는 인사제도를 어떻게 공정하고 투명하게 잘 운영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외에서 많은 상을 받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는다면.
▶지난 3년 동안 전직원이 하나로 뭉쳐 경영혁신을 이뤄내 20여개의 대외 수상을 했습니다. 하나 같이 소중한 성과지만 작년 6월 세계 전력산업계의 권위를 인정받는 에디슨대상을 수상했습니다. 한전 기술브랜드와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위상을 높였다고 봅니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해외 전력사업 진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기획예산처에서 주관하는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제가
취임후 연속 1위를 고수했습니다. 고객이 없는 기업은 살아 남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고객에게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05년 공기업 최초로 성과공유제를 도입했습니다.
▶성과공유제는 중소기업의 기술 및 경영혁신을 지원하고 공동으로 개선활동을 수행해 나타난 성과를 공유하는 겁니다. 제도 도입 후 표준형 주상변압기 등 5개 사업에 대하여 원가절감 과제를 완료했습니다. 여기서 한전에 2억원, 업체에 3억원을 배분했습니다. 무정전 전선이선공법을 적용해 생긴 공사비 절감액 89억원 중 45억원은 한전에, 44억원은 개발·시공업체에 배분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독립사업부제를 시행한지 7개월 가량 됐는데.
▶독립사업부제는 노사정 합의를 바탕으로 한전 스스로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선택한 경영상의 결단이었습니다. 책임과 권한의 하부이양을 통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고, 독립 회계시스템 및 철저한 성과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독립사업부제를 통해 내부경쟁시스템이 정착되면 경쟁 마인드가 강화되고, 원가절감 경쟁 등 수익증대 활동이 본격화될 것입니다. 자율 관리활동이 강화돼정전사고 감소 및 대고객 서비스도 향상될거로 봅니다.

-재임기간 중 해외사업 확대가 눈에 띕니다.
▶지금 세계는 하나의 시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전력분야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전이 우물안 개구리처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전은 우수한 기술력, 가격 경쟁력 및 높은 브랜드파워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이 충분합니다. 해외에 진출한지 10년
만에 누적수익 1조원을 달성했습니다. 발전 중심의 해외사업을 통신·배전·송·변전으로 다각화 했습니다. 중국·필리핀 중심의 진출지역도 다변화 했습니다.

-직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할 게 있다면.
▶재임 3년간 한전인의 무한한 가능성과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는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고 안주해서는 안됩니다. 글로벌 기업을 뛰어 넘는 '세계 최고의 글로벌 종합에너지 그룹'으로 도약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야 합니다. 아직 잔존하고 있는 내외부의 벽을 허물고 유연하고 활기찬 조직으로 변해야 합니다.

김익태기자 epping@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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