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성희기자]인텔이 중국에 반도체공장을 설립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이 고부가가치 산업 기지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러나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두고 미 정치권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인텔이 중국 북동부 항구도시 다롄에 25억달러 규모의 웨이퍼 가공공장(fab)을 설립하도록 승인했다.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6일 베이징 인민대회장에서 세부사항을 공식 발표한다.
기술 유출 논란, 美 반발 거세
인텔이 반도체 공장을 개발도상국에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인텔의 반도체 공장은 미국과 아일랜드, 이스라엘에 있으며, 지난 15년동안 이외 다른 지역에 반도체 생산기지를 설립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이 주요 생산기지를 다른 곳도 아닌 중국에 설립하는 것을 두고 미 정치권의 우려가 높다고 전했다. 중국이 이를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고부가가치 산업 경쟁력이 높아져 자국 기업이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상존한다.
기술 유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텔이 중국행을 강행하는 것은 세계 2위 반도체 시장인 중국을 선점하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와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것이다.
인텔은 미국 내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최첨단 기술을 요하는 제품을 생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WSJ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인텔이 중국 공장에서 컴퓨터 두뇌에 해당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아닌 단순한 칩셋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공장에서 사용하던 생산장비를 중국으로 이전해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
中 고부가가치 산업기지로 도약
WSJ는 인텔의 중국 공장 설립으로 저가 상품 생산지로 각광받았던 중국이 첨단 기술 제품 생산지로 전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제 더 이상 세계 조립 공장이 아닌 고부가가치 산업에서도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국내 기업들도 첨단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다. 그 동안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과 은행에서 저금리로 빌린 자금을 바탕으로 이들은 고가의 첨단 장비를 매입했다. 과거 수입에 의존하던 주요 부품을 자체 조달할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이런 변화는 전자산업 뿐만 아니라 철강, 자동차 부문에서도 급속히 일어나고 있다.
한편 인텔의 공장 부지로 선정된 다롄은 노후한 공장지대에서 첨단 산업도시로 재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롄은 인텔 공장 유치를 위해 4년 전부터 논의를 시작했다.
박성희기자 stargirl@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