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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익태기자][퇴임앞둔 한국전력 한준호 사장]

 '덩치만 큰 공룡' '복마전'…. 3년 전까지만해도 한국전력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말들이다. 한전은 이제 변했다. 인사가 투명해졌고, 중소기업에 높았던 문턱도 낮아졌다. 한마디로 환골탈태했다는 평가다.

변신 뒤에는 2004년 3월 치열한 공모경쟁(34대1)을 거쳐 사령탑을 맡은 한준호 사장(62)이 있다. 그의 취임 일성은 '깨끗한 기업, 활기찬 한전'.

 한 사장은 우선 직원들에게 '뼈를 깎는 자성'을 촉구했다. "긴급한 보고가 있어도 윤리경영 교육에는 빠지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기업 이미지 쇄신이 절박했다.

 불투명한 인사로 누적된 조직내 불신도 해소해야 했다. 인사 뒤 투서가 난무하던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사업소장들에게 인사를 위임했다. 물의를 일으키면 사업소장을 교체하겠다는 경고도 했다. 인사자료도 모두 공개했다. 이제 투서는 사라졌다. "물러날 때 직원들에게 인사를 잘했던 사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던 취임 초 말을 지킨 셈이다.

 26일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29일 퇴임하는 한 사장은 "등산하듯 노사가 왼발·오른발이 돼 정상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갔다"고 소회를 밝혔다.

 직원들은 한 사장을 한마디로 "솔직담백하다"고 평가했다. 직원들과 산을 오르내리며 격의없는 토론하기를 좋아할 정도로 소탈하다. 기자간담회 때는 노조위원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을 정도다.

 조용한 변화였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한전은 2002년, 2003년 국가청렴위원회 조사에서 2년 연속 꼴찌를 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그의 취임 첫해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에는 공공기관 혁신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기획예산처가 주관하는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는 재임 내내 1위를 고수했다. 국가 민원행정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옴부즈맨 대상'도 받았다. 공기업 최초다.

 1만여 협력업체의 평가도 후하다. 한전의 문턱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전체 산업의 뿌리다.' 중소기업청장,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거치며 체특한 신념이다.

 "중소기업과 상생이 없어 낮은 평가를 받더라도 불만을 갖지 마라." 취임 직후 자회사 사장단에게 던진 말이다. 한전 전체 구매액에서 중소기업 제품 구매비중이 70%까지 높아졌다. 공기업 최초로 '성과공유제'를 도입했다. 대·중소 상생협력의 모범답안을 내놓은 것이다.

 CEO로서의 성과도 탁월했다. 주가는 취임 첫해 평균 2만1152원에서 2006년 3만8838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주주 중시 경영의 일환으로 배당성향도 최고 수준인 30%를 유지했다. 최근 3년간 유가가 평균 43% 급등했는데도 2조5000억원의 안정적인 당기순익을 올렸다. 결과는 국내 최고 신용등급으로 이어졌다. 2004년 'A3'(무디스 기준) 였던 신용등급은 지난해 'A1'로 상승했다.

 선진기술 개발에도 힘써 지난해 5월 전력업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디슨 대상'을 받았다. 해외시장도 개척에도 적극 나서 지난해에만 발전분야에서 8건의 새 사업을 수주했다.

◇약력 △1945년 경북 구미 출생 △경북고, 서울대 법대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71년 행정고시 10회 합격 △91년 동력자원부 자원개발국장 △94년 상공부 석유가스국장 △96년 통상산업부 자원정책실장 △98년 산업자원부 기획관리실장 △99년 중소기업청장 △2001년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2002년 중소기업특별위원장(장관급)
김익태기자 epping@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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