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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뭄바이(인도)=여한구·강경창기자][[아시아빅뱅]<3>더 가까워진 '친디아 경제'-올 교역액 300억弗 예상]


인도의 경제수도 뭄바이시 중심가에 자리잡은 토종 할인점 빅 바자르. 의류, 주방용품, 엑세서리 등 웬만한 제품의 뒷면에는 어김없이 '메인드 인 차이나' 딱지가 붙어 있다.

재래시장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인도 최대의 재래시장인 크로포트마켓에서 팔리는 공산품의 70~80%는 중국산 제품이 점령했다. 이곳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이스마일(53)은 "품질은 별로인데 값이 싸기 때문에 중국제품이 잘 팔린다"고 말했다.

중국산 저가품이 인도시장을 휩쓸고 있다. 중국은 인도(1991년)보다 훨씬 빨리 시장을 개방한데다(1978년) 국가 지원으로 성장한 제조업의 가격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중국산이 품질 면에서 다른 외국제품보다 떨어진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한 상인은 "중국 제품은 쓰레기"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가전시장만 해도 중국의 대표적 가전업체 하이얼과 TCL이 진출해 있지만 삼성, LG, 소니 제품과 비교해 싸구려로 취급된다. 그러나 수억명의 인구가 극빈층은 인도에 가격은 시장의 절대적인 요소다.

'친디아(Chindia)'로 묶인 인도와 중국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세계에서 10억명 이상 인구를 가진 유이(唯二)한 국가인 두 나라는 수년전까지만 해도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나라' 였다. 1962년 티베트를 둘러싼 영토분쟁으로 전쟁까지 치르면서 정치·경제적으로 서로를 '소 닭 보듯' 해왔다.


그러나 양국은 서로가 포기하는 서무도 큰 시장이다. 중국의 최고실력자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중국 국가정상으로는 10년만에 인도를 찾아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손을 잡고 '우리는 친구'를 외쳤다. 인도 시킴주와 중국 티베트를 잇는 '실크로드의 관문' 나투라 고갯길도 전쟁 후 44년만인 지난해 다시 열렸다.

최근 공개된 경제 지표는 두 나라의 경제적 '입맞춤'을 입증한다. 지난해 인도와 중국의 교역액은 249억 달러. 6년 전(2001년) 교역액이 29억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실로 엄청난 성장세다.

두 나라는 2008년 교역액 목표를 200억 달러로 잡았지만 이를 2년이나 앞당겨 달성했다. 연평균 45%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2010년 목표로 잡은 300억달러도 올해 안에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양국의 교액이 300억달러를 돌파하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인도 최대의 교역대상국이 된다. 전문가들은 2010년이면 양국의 교역액이 5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변화된 현실을 반영하듯 뭄바이시 나리만포인트 지역에 있는 중국 영사관은 중국 비자를 받기 위해 밀려드는 인도 상공인들로 매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대기실의 100여개 의자는 차례를 기다리는 이들로 꽉 차 있었고 서 있는 이들도 많다. 젠진청 경제담당 영사는 "한해에 5만명 가량이 뭄바이 영사관을 거쳐 중국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인의 중국방문은 연간 30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정부는 비자발급절차를 완해해 줘 교류 규모를 연간 5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인도의 중국공략은 세계 선두권인 IT기업에 집중돼 있다. 인도보다 싸게 IT 고급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데다 거대한 중국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거둘수 있다는 장기적인 포석이 작용했다. 인포시스, 위프로, TCS 등 이름이 잘 알려진 인도 IT기업 10여개가 진출해 있다.

이를 지켜보는 미국과 유럽은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의 하드웨어와 인도의 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결합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해 엄청난 폭발력을 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두 나라의 교역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있지만 한동안은 한계도 분명하다. 실제 인도는 필요에 의해 무역량을 늘리고는 있으나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사업은 중국의 진출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또 진정한 '친디아'가 될 수 있는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도 말만 무성할 뿐 좀처럼 진전이 없다.

인도를 중국의 견제창구로 활용하려는 미국의 입장도 큰 변수다. 국내 최초로 인도연구소를 낸 포스코경영연구소 김봉훈 박사는 "미국이 인도와 중국이 너무 가까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고, 인도도 그런 미국의 전략을 경제이익을 위해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을 대하는 인도 고급두뇌들의 시각도 썩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중-인 국경분쟁 당시 중국에 크게 패한 인도는 지식층을 중심으로 반중감정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시장이자 막강 파워를 지닌 '친디아' 시대가 열린다는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비상의 날개를 활짝 핀 용(龍)의 나라 중국과 성큼 성큼 달려나가는 코끼리(象)의 나라 인도가 빚어낼 '용상'의 조합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가 관건이다.

한상곤 코트라 뭄바이 무역관장은 "양국은 협력과 경쟁을 통해 아시아의 부흥을 이끌 것이다. 협력보다 경쟁을 더 한다 할지라도 양국의 경쟁은 아시아 전체로 보면 아시아의 발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뭄바이(인도)=여한구·강경창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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