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구순기자]오는 7월 1일부터 KT의 시내전화와 초고속인터넷, SK텔레콤의 이동전화가 요금을 할인해 결합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통신업체들은 '남보다 싼 요금으로 여러 상품이 결합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업계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서로 짝을 맺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 주요 통신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결합서비스의 '짝'으로는 그동안 할인요금을 적용할 수 없다가 7월부터 규제에서 풀려나는 KT와 SK텔레콤의 몸값이 상한가다. 이두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가장 많은데다 요금할인의 메리트가 새로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금할인 폭을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매출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에 누구든 선뜻 먼저 손을 내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짝짓기 협상이 자칫 불리하게 진행되면 고객안내 서비스 비용 등을 감당하게 되는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 결합상품이 다른 회사의 서비스를 합쳐놓은 것이라는 점 때문에 당장 고객센터 직원들에게 새 상품 교육을 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적절한 짝짓기 시간을 놓치면 결합서비스 경쟁시점인 7월에 맞춰 상품을 내놓지 못해 시장확보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각 통신사들은 당장 KT나 SK텔레콤에 결합서비스 '짝짓기'를 위한 매파를 넣고 싶지만 협상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한 채 내부적으로 '주판알 튕기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그나마 KT는 이동통신 자회사인 KTF를 거느리고 있어 그룹내에서 결합서비스 수요를 수용할 수 있다. KT는 4월부터 KTF의 PCS 재판매와 와이브로(휴대인터넷)를 결합해 결합상품 경쟁의 포문을 열 계획을 이미 세워놓고 있다. 또 초고속인터넷과 KTF의 3세대 이동통신을 결합하는 계획도 세우고 요금할인 폭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맞서 SK텔레콤은 KT의 초고속인터넷이나 메가패스TV 같은 주문형비디오(VOD)와 결합상품을 만들고 싶은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KT가 쉽게 응해줄지 미지수. 이 때문에 대안으로 케이블TV와 하나로텔레콤 같은 회사들을 짝으로 삼으면 어떨까 고민중이다. SK텔레콤은 내부 TF팀을 구성해 짝짓기 대상이 될 수 있는 업체들의 상품과 요금, 결합상품 개발 후 시장예측등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LG텔레콤의 고민은 더 하다. 계열사로 LG데이콤과 LG파워콤이 있지만 아직 LG데이콤이 IPTV 같은 영상서비스에 뒤지고 있는데다 LG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만으로 결합서비스가 충분할지 판단이 안 서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KT와의 협력을 원하고 있지만 쉽게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케이블TV 업체들도 내심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상품을 개발하고 싶어하는 눈치다. 그러나 요금할인 수준과 고객안내센터 교육비 같은 구체적 협상내용을 알 수 없어 짝짓기 시장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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