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리야드(사우디 아라비아)=권성희기자][고유가로 사우디에 건설 붐, 한국 기업 수주 실적도 급증]
한국 기업의 사우디 아라비아 건설 수주가 올해 벌써 지난해 전체 규모의 83%에 달하는 등 고유가에 따른 사우디 건설 호황으로 제 2의 사우디 건설 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대림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한화건설 등은 올들어 사우디에서 총 4건, 30억달러의 공사 수주를 확정지어 지난해 36억달러의 83%에 이르는 실적을 달성했다.
사우디를 공식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사우디를 방문한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25일 오전 국내 건설·중공업회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건설수주 확대전략회의 겸 조찬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보고 받았다.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의 쥬베일·얀부 수전력회사와 11억달러 규모의 2700MW급 발전소 공사계약을 내달 중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공사는 사우디 전력청과 현대중공업이 참여한 벨기에 SEI 컨소시움간에 진행 중인 발전담수설비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컨소시움은 주베일·얀부 수전력회사와 BOT(건설-운영-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대중공업은 발전설비 공사를 단독으로 수행하게 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 국영 석유화학회사인 사빅(SABIC)의 자회사 카얀(Kayan)으로부터 연간 60만t 생산 능력을 갖춘 3억3000만달러 규모의 플리프로필렌 플랜트 건설공사를 수주하기로 하고 투자의향서(LOI)를 교환했다.
대림산업은 삼성엔지니어링과 같은 사빅 자회사인 카얀으로부터 공사비가 10억달러에 달하는 연간 생산능력 26만t의 폴리카보네이트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기로 하고 지난 2월 LOI에 서명했다. 대림산업은 올 상반기 중 정식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사우디에서 8억달러의 가스처리 플랜트 공사를 수주한데 이어 올해도 유전 개발, 발전·송변전 공사의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있고 두산중공업도 담수화 플랜트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용섭 장관은 “사우디 등 중동 지역이 고유가로 활발한 건설 활동을 펼치면서 올해 총 해외공사 수주액이 180억달러로 연간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56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사우디 건설공사 수주는 1976~1985년 1차 건설붐 때 연평균 46억달러에 달했다가 1986~2003년에는 유가 하락으로 건설붐이 시들해지면서 연간 3억달러로 내려 앉았다. 그러나 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한국 기업의 건설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2004년 5억달러, 2005년 12억달러, 지난해 36억달러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제 1차 사우디 건설 붐 때는 단순 토목, 건설 등이 주류를 이뤘으나 2004년 이후 제 2차 건설 붐에서는 석유화학 공장, 발전소 및 송전선, 담수공장, 가스처리 시설 등 플랜트 건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사우디는 고유가 추세가 지속되면서 경제성장률이 5%를 넘어서는 등 경기가 호황을 보이자 2024년까지 약 6240억달러의 중장기 대형 프로젝트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외국 자본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정부는 이 중 절반 정도만 투자계획이 실현되더라도 앞으로 사우디에 제 2의 건설 붐을 조성할 수 있는 대규모 건설공사 발주를 예상하고 한국 기업의 건설 수주 활동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해외건설협회는 노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 상공회의소 건설분과위원회와 건설회사 협력증진을 위한 약정(MOU)를 체결했다. 해외건설협회와 사우디 상의 건설분과위원은 양국 건설회사 간 매개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건설공사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상호 교환하기로 했다.
리야드(사우디 아라비아)=권성희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