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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유림기자]미국의 대형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기업공개(IPO)가 골드만삭스가 주도해 온 월가 금융산업 지형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블랙스톤은 IPO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으로 투자은행이나 애셋매니지먼트 회사를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사모펀드와 투자은행의 업무가 서로 겹치거나 비슷한 경우가 많은 데다 블랙스톤이 본격적으로 투자은행 업무에 진출할 경우 순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150여년된 골드만삭스와 22년된 블랙스톤 진검승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 24일 골드만삭스가 블랙스톤의 IPO 주간사 선정에서 일찌감치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골드만삭스가 '블랙스톤의 IPO 이후 가치가 경영진의 생각 만큼 높지 않다'는 평가로 블랙스톤의 심기를 건드렸다"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텍사스오스틴대학의 기업증권법 전문 헨리 후 교수는 "금융산업의 월드 클래스 챔피온 매치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1869년 월가에서 스타트를 끊은 골드만삭스가 아직 22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블랙스톤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순익 구조를 보면 블랙스톤의 저력이 만만치 않음을 실감할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블랙스톤 직원들이 월가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골드만삭스보다 1인당 평균 9배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골드만삭스 바짝 긴장

블랙스톤에서 근무하는 770명의 직원들은 지난해 1인당 평균 295만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이에 비해 세계 최대 증권사인 골드만삭스의 1인당 평균 순익은 36만달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월가의 사관학교'로 불리며 월가 먹이사슬 최상층부를 차지하고 있는 골드만삭스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 사모펀드 '블랙스톤' 베일 벗는다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자산 규모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400억달러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IPO에서 공개하는 물량은 자산의 10%로 추정되는 40억달러. 비록 10분의 1이지만 큰손들이나 접근할 수 있던 블랙스톤에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현재 블랙스톤의 뒤를 따라 기업공개를 계획중인 사모펀드들 중에는 아폴로매니지먼트나 콜버그크라비스, 칼라일 등 굵직한 회사들이 많다.

사모펀드가 이처럼 공모를 결정하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지난달 헤지펀드 포트리스가 성공적인 뉴욕증시 데뷔를 마친 것에 고무된 분위기도 있지만 돈을 끌어 모아 새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포트리는 뉴욕 증시에 상장된 첫날 주가가 68% 급등하면서 100억 달러에 이르는 잭팟을 터트렸다. 사모펀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블랙스톤은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투자은행이나 애셋매니지먼트 회사를 인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골드만삭스가 독식하다시피 해 온 영역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그겠다는 계획이다.

◇ 사모펀드-투자은행 '업무 컨버전스'

사모펀드는 고액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후 부동산이나 주식, 기업M&A시장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해 이익을 창출한 뒤 수익을 분배한다.

투자은행 역시 은행 자산과 고객의 예치금으로 기업이나 다른 금융시장에 투자해 되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이 과정에서 노하우가 더 많이 축적된 투자은행들이 사모펀드에 컨설팅을 하고 컨설팅 비용을 버는 것이 일반적인 역할 분담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투자은행과 사모펀드 간 고유 영역을 구분짓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투자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사모펀드를 조성하고 사모펀드 역시 기업 인수합병 시장에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최근 조성을 완료한 사모펀드는 총 190억달러를 끌어 모아 블랙스톤의 펀드 200억달러에 맞먹는 수준이 됐다.

블랙스톤도 기업 M&A 컨설팅을 하는 자회사 '글로벌 크로싱'을 통해 지난해 컨설팅 수입 2억5700만달러를 벌어 들였다.

헨리 후 교수는 "투자은행과 사모펀드 영역의 오버랩 혹은 컨버전스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스톤은 기업공개를 위해 지난 22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헤지펀드, 펀드오브펀드, 채권형펀드, 뮤추얼펀드 등을 통해 벌어들인 자산이 지난 2001년 35억달러에서 2007년 현재 300억달러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유림기자 ky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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