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송복규기자][식사·의료·편의시설 고루 갖춰… 사업자 운영능력 등 따져봐야]중견업체 임원 A씨(48)는 부모님을 서울의 한 실버주택으로 모셨다. 고향인 부산까지 자주 내려가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집으로 모시자니 직장일을 하는 부인과 부모님 모두가 부담스러워 했다. 그래서 찾은 절충안이 바로 실버주택이다.
부모님이 실버주택에 입주한지 3개월. A씨는 부모님을 자주 찾아뵐 수 있어 마음이 놓이고 부모님은 식사, 여가생활, 의료 등 다양한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실버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외식과 레저에 익숙한 '돈 쓸 줄 아는' 중장년층이 늘면서 실버주택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수도권 외곽이나 강원도 일대의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춘 전원형 실버주택이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엔 서울 도심 실버주택이 각광받고 있다.
가족들의 방문이 쉬운데다 여가·문화·의료시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해 자식 눈치보지 않고 친구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는 것도 도심형 실버주택의 인기 비결이다. ◇호텔 뺨치는 실버주택=도심형 실버주택은 단독주택이나 빌라가 아닌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고층으로 지어진다. 대형화 고급화 추세로 다양한 부대시설과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늘고 있다.
단지 내에 실내수영장 휘트니스센터 찜질방 골프연습장 물리치료실 영화관 등은 기본으로 갖춰진다. 대학병원과 연계한 전문업체가 24시간 상주하며 의료는 물론 식사제공, 문화·여가·생활편의 서비스까지 챙긴다.
단지마다 다르지만 보통 매끼 식사는 조리사가 내놓는 10~20개 반찬이 뷔페식으로 제공된다. 몸이 불편한 입주자들에게는 방으로 직접 식사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영양사가 입주자들의 건강 상태를 미리 체크해 당뇨, 고·저혈압 등을 고려한 식단을 마련한다.
가구별 평형은 20∼50평형대 등으로 다양하다. 전용률은 50∼60%선. 안전사고에 대비해 가구 곳곳에 안전바가 설치되고 문턱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단지 내에 가족·친구 등 입주자를 찾아오는 손님을 위한 공간도 마련돼 있다. 대형스크린 등이 갖춰져 함께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서울 도심 실버주택의 평균 분양가는 평당 1000만∼2000만원선. 1인당 관리비는 식비를 포함해 100만∼200만원 정도다.
◇실버주택 투자 유의점은=전원형과 도심형 실버주택 중 입주자의 선호도에 맞는 단지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도심의 복잡함이 싫고 전원생활을 그립다면 번거롭더라도 전원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편의시설을 즐기고 가족들과 자주 만나고 싶다면 도심형 실버주택이 적합하다.
분양형 실버주택인지, 임대형 실버주택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분양형은 일반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소유권이 인정되지만 임대형은 보증금을 맡겼다가 시설 이용기간이 끝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실버타운은 노인복지법 적용을 받으므로 청약절차가 일반아파트와 다르다. 실버타운은 노인복지법의 '유료 노인주택'으로 분류돼 청약 통장이 없어도 분양받을 수 있다. 다만 부부 중 1명이 60세 이상이어야 입주가 가능하다.
분양권 전매는 인허가 방식에 따라 다르다. 건축법에 따라 지은 실버주택은 전매를 할 수 있고, 주택법을 적용했다면 입주때까지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다.
식사와 운동·의료·편의시설 수준도 따져봐야 한다. 모든 단지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광고하지만 응급의료, 건강진단 등 서비스 수준은 단지별로 크게 차이난다.
사업주체의 관리·운영 능력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입주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못해 입주자가 줄면 단지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송복규기자 clio@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