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유일한기자][[펀드매니저 주간전략]조영현 현대와이즈자산운용 대표]"코스피가 선진시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강세장에 대비해야합니다"
조영현 현대와이즈자산운용 대표(43)의 말이다.
17년 운용업계 경력의 펀드매니저 출신인 조 대표는 "코스피가 불안하게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크게 볼 때 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는 우리증시가 점차 선진적인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감소하면 장기자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는 코스피의 리레이팅(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스피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확인된다면 2000까지는 쉽게 갈 수 있다고 보았다.
조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실적이 좋은 조선 금융 항공주를, 중장기적으로는 주가가 오랜기간 부진한 반도체와 자동차주식을 사야한다"고 제안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증시를 둘러싼 여러 변수중 긍정적인 것은 무엇인가요?
"최근 국내 증시의 가장 고무적인 현상은 시장전체의 변동성이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국제시장과 비교해도 시장의 변동성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시장의 급변동이 줄어든다는 것은 펀드멘탈 요인과 수급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생기는 현상이고 또한 시장이 선진화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되면 주식시장이 안정적인 투자처로 자리 잡을 수 있고 밸류에이션을 한 단계 높게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별 주식으로 포스코 같은 경우에 지난 3~4년간 안정적인 이익수준을 유지하면서 주가가 한단계 레벨 업 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전체 시장도 변동성이 줄어 들면 그만큼 장기적인 자금들이 투자될 수 있기 때문에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시장은 PER로 12배 수준에서 거래 되고 있는데 1배만 더 적용 받을 수 있다면 종합지수가 120포인트 올라가는 것과 같습니다.
▶반대로 조심해야할 변수, 불안한 것은 무엇인가요?
"역시 국제시장의 지나친 연동성은 우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최근 몇 년간 국제적으로 해외자본시장이 빠르게 개방 되면서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호재와 악재에 대해 동시에 반응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시장자본주의 제도가 자리잡은 것은 역사적으로 그리 길다고 볼 수 없습니다.
또 미국내의 많은 학자들도 자본시장의 속성상 초과수익을 내려는 경쟁이 어우러진 시장의 탐욕에 많은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25년간은 미국의 금융정책이 시장을 잘 조절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확실성의 시대에 어떠한 사건이 제어 불가능한 상황을 초래 할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즉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국제 분산투자가 점점 의미가 없어지는 현상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국내적으로 주식시장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사항은 환율과 부동산 시장입니다. 통화의 빠른 절상은 수출기업을 힘들게 할 것이고, 국내 부동산가격의 하락은 금융기관의 부실 뿐 아니라 국내 소비를 격감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주에 있었던 FOMC의 금리동결과 긴축 중단 시사를 어떻게 보시나요?
"미국 경제는 지난 6년간 실지로 긴 호황을 누렸습니다. 미국의 정책 당국자들은 경기의 긴 상승 후에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후퇴국면에 대비하기 위해 금리와 통화정책으로 시장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기조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경기 후퇴국면을
부드럽게 조정하기 위해서 조만간 금리를 내릴 것 입니다. 즉 금리상승과 동결과정을 지나서 이제 인하시점을 조절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시장에서는 벌써 금리인하 기대감이 나오고 있고 시장에서는 호재로 반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FRB가 만약 어느 시점에서 금리를 인하하게 된다면 주식시장은 잠깐 조정기에 들어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항상 미래를 반영하는 시장입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을 때는 주식시장이 좋은 반응을 보이겠지만 실지로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그만큼 미국경제가 좋지 않다는 현상을 인정하는 정책으로 해석될 것이고, 시장은 몇 차례 금리인하를 하게 될 것 인지와 인하 폭을 저울질하게 될 것 입니다. 즉 정책당국의 금리인하 목표치의 2/3 정도가 진행될 때까지 주식시장은 관망하거나 조정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중장기 증시 전망을 정리해주세요
"요즘 우리 주식시장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1200 이상에서 15개월을 버티고 있습니다. IMF를 지나 10년이 흘렀고 당시 기업들의 격심한 구조조정은 이제 그 성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시장의 수요 기반도 펀드들을 중심으로 꽤 탄탄해졌습니다. 지난 20년 동안은 주식시장이 경기 하강기를 맞으면 거의 반 토막이 나곤 했습니다. 이번에도 그럴 개연성이 있었다면 벌써 시장이 상당 폭 떨어져 있어야 맞을 것 입니다.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시장이 새로운 지수를 보여주기 위해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경기의 바닥에서 주당순이익(EPS)을 1000원을 달성했고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 때문에 적용하는 PER 배수를 5배를 받았다면 그 기업의 주가는 5000원이 될 것 입니다. 경기가 점점 좋아져서 기업의 주당순이익이 2000원으로 늘어 났고 미래에 대한 밝은 전망으로 PER 배수를 10배를 받게 된다면 그 기업의 주가는 2만원이 될 것입니다.
경기 바닥에서부터 이익은 두 배가 늘어 났지만 밸류에이션이 높아져 주가는 4배가 된 셈입니다. 즉 단순한 한가지 가설일수 있지만 한국주식시장의 바닥 지수를 500으로 가정하고, 기업들의 이익이 500대 보다 두 배정도 늘어 나고 적용 PER을 당시(7배)보다 두 배(14배)로 잡아 준다면 주가는 4배인 2000이 될 것입니다. 너무 직관적이고 단순한 계산인 것 같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기업들의 실적을 살펴보고 최근의 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면 매우 고무적입니다."
▶2분기를 두고 낙관과 비관이 팽팽합니다. 단기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시장전망을 할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항상 단기적인 전망이 장기전망보다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4월과 5월에는 매년 주식시장에 좋지 않은 기억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올해도 좋지 않을 것인지 아니면 올해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인지 전망하기 참 어렵습니다. 시장 내부적으로 아직도 프로그램매수 물량이 풀리고 있고 뚜렷한 매수주체와 장기 주도주를 찾기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또 국제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자체적으로 내재하고 있는 펀드멘탈과 수급을 포함한 체력이 강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만약 4월과 5월에 기업들의 실적발표 시기와 맞물려 시장이 조정을 받는다면 그 후의 시장은 더욱 강하게 반응하고, 적당한 조정이 없다면 시장의 상승은 부드럽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망 업종은 무엇인가요. 반대로 피해야할 업종은 무엇인가요?
"시장이 개별기업을 평가하는 수준이 매우 합리적인 수준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즉 아무리 좋은 업종도 지나치게 오르면 즉시 매물이 나와서 가격 조정을 하고, 아무리 나쁜 업종도 과매도 되면 반등하는 자발적인 매커니즘을 보이고 있습니다. 투자를 할 때 유망업종의 주식을 고르는 것 보다 자신의 투자기간을 먼저 고려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을 것 입니다. 예를 들어 장기적인 투자자는 현재 업황이 나빠서 못 오른 반도체나 자동차도 좋은 투자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단기 투자자들은 업황의 모멘텀이 좋은 조선, 무역, 금융, 항공업종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투자는 결과로 평가 받는 작업입니다. 현재 잘 오르고 있는 주식이 돈을 벌어줄 지 아니면 현재 버려진 주식이 효자가 될 지는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습니다.
다만, 꼭 피해야 될 종목은 정확한 내용을 모르면서 단지 그 주식이 오르기 때문에 편승하는 종목입니다. 만약에 그러한 투자로 돈을 벌게 된다면 그것은 오로지 운일 뿐입니다. 운은 언젠간 갑자기 불운으로 얼굴을 바꿀지도 모릅니다."
유일한기자 only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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