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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종승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증권시장에서 선물이 현물을 뒤흔드는 현상을 '꼬리가 몸을 흔든다'하여 '웩더독'(Wag the dog)으로 표현한다. 주객이 전도됐다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꼬리라는 말은 하찮고 사소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현상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이미 증권시장에서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목격하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는 현실 경제에는 정통 경제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많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좀 더 들여다 보면 파생상품거래를 비롯해 종래에는 없던 경제행위가 중요한 변수가 돼 있음을 알게 된다.

최근 몇 년간 조선업체들을 비롯한 수출업체들은 환율하락에 따른 손실을 방어하기 위한 헤지 목적으로 외국계 은행들과 거액의 선물환 매도거래를 해 왔다. 달러 선물환을 매입한 외국계 은행들은 외화를 차입해 이를 현물매도 함으로서 달러 선물환 매입초과 포지션을 커버하게 된다. 그런데 2004~2006년 중에 발생한 수출기업의 선물환 순매도 규모는 같은 기간 국내 경상수지 규모를 훨씬 초과하고 있다.

국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004년 282억달러, 2005년 150억달러, 2006년 61억달러로 매년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출기업들의 달러 선물환 순매도 규모는 2004년 318억달러, 2005년에 292억달러에서, 2006년에는 493억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바로 이점이 같은 기간중 경상수지 규모에 근거한 환율 예측을 어렵게 만들었다.

실제로 2006년 중에 경상수지 흑자가 큰 폭 감소했음에도 원화가 다른 통화에 대한 달러 약세폭 이상으로 강세를 보인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부분은 향후의 환율 예측도 어렵게 할 것이다. 수출업체들이 선물환으로 매도한 달러는 미래에 경상수지에 수출로 잡힐 달러를 미리 판 것이기 때문에 미래에 경상수지가 흑자로 되더라도 실제 현물시장으로의 달러 공급은 미리 선물환 매도한 규모 만큼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에 발생할 수출업체들의 추가적인 달러 선물환 매도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 지도 중요한 변수다.

수출업체들의 선물환 매도는 환율뿐 아니라 금리 예측도 어렵게 한다. 선물환 매입초과 포지션 커버를 위해 외화를 차입해 현물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한 외국계 은행이 달러 매도로 조달한 원화운용을 위해 국공채를 비롯한 장기채를 매입하게 되면 이는 수급 측면에서 채권가격 상승요인이다. 2006년중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하락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알면 편안하지만 모르면 불안하다. 경제현상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경제를 이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그래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각종 파생상품, 엔-캐리트래이드,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이 많아지고 있다.

이종승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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