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뉴욕=유승호특파원][모토로라 악재로 기술주 약세..정유주 강세]
뉴욕 주가가 혼조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소폭 상승했는데 나스닥지수와 S&P500은 소폭 하락했다. 'FRB 랠리'가 하루만에 시들해졌다.
모토로라가 올해 실적 전망을 낮춘 것이 악재였다. 기술주에 대한 실적 우려로 확대됐다. 나스닥지수가 장중 내내 약세를 보였다. 유가가 급등하자 정유주가 강세를 보였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그래프)는 전날보다 13.62 포인트(0.11%) 오른 1만2461.14를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4.18 포인트(0.17%) 내린 2451.74, S&P 500은 0.48 포인트(0.03%) 내린 1434.56을 각각 기록했다.
◇ 유가 급등에 정유주 강세
유가가 배럴당 62달러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보이자 정유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엑손모빌 주가가 1.4% 상승한 것을 비롯, 셰브론이 2.3%, 코노코필립스가 2.4% 각각 상승했다.
◇ 모토로라 실적 전망 하향 악재
모토로라가 전날 장마감후 올해 실적 전망을 낮춰 주가가 6.5% 하락했다.
모토로라는 1분기 주당 7~9센트 순손실이 예상되며, 매출도 예상보다 낮은 92억~93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모토로라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RF 마이크로 디바이스는 CIBC 월드 마켓이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 주가가 4.9% 하락했다.
세무 소프트웨어 제작사 인튜이트의 주가가 S&P500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졌다. 8.3% 하락했다.
인튜이트는 7월에 끝나는 올 회계연도에 판매량이 10~15%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이에 실망했다. 지난 16일 UBS AG의 투자분석가가 올 회계연도에 21%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어 기대가 높았기 때문이다.
제너럴 밀스는 3회계분기 순익이 전년동기대비 8.9%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순익 모두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제너럴 밀스의 주가는 0.9% 올랐다.
포록터 앤 갬블(P&G)은 베어스턴스가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조정한 뒤 주가가 1.4% 올랐다.
◇ FRB 의중 해석 분분..주가도 혼조
FRB가 전날 긴축 기조 중단을 시사한 것을 놓고 해석이 분분, 주가도 혼조를 보였다.
FRB는 정책결정문에서 그동안 "추가 긴축(additional firming)의 시기와 범위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 전망에 따라 결정될 필요가 있다"고 밝혀왔던 것과 달리 이번엔 '추가 긴축'이란 말을 빼고 " '향후 정책 조정(Future policy adjustments)'은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 전망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경기 및 주택시장 전망에 대한 표현도 달라졌다. 이 때문에 FRB가 긴축 기조를 중단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FRB의 변화는 다분히 수사적인 것으로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었을 뿐 실제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아 기존 긴축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힌스데일 어소시에이츠의 투자책임자인 폴 놀테는 "3일간 상승에서 한발 물러나 쉬고 있는 중"이라며 "소폭 하락한 것은 자연스러운 조정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 헷갈리는 美 경제지표..선행지수 악화, 고용지표 선전
미국의 경제지표가 혼란스럽다. 경기선행지수는 악화됐는데, 고용지표는 선전했다.
미국 컨퍼런스보드는 2월 경기선행지수가 0.5% 하락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인 0.4% 하락보다 큰 폭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도율 증가가 소비자 신뢰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 신뢰 위축은 미국 경제 성장을 지지하는 주요한 요소인 소비 지출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편 미국 노동부는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가 전주보다 4000명 감소한 31만6000명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달 3일 이후 최저이다.
월가 전문가(블룸버그 조사)들은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수가 32만3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변동성이 적은 4주 평균도 32만6000명으로 전주 32만9750명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수당을 계속 받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도 전주보다 6만9000명 감소한 250만1000명을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 반등: 오후 3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18.15엔을 기록, 전날(117.55엔)보다 0.60엔 상승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1.3332달러를 기록, 전날(1.3381달러)보다 0.49센트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긴축 기조를 중단할 것임을 시사한 것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특히 미국의 지난 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밖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나자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나쳤던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엔화 가치는 대부분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도시히코 후쿠이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일본 의회에서 "일본은행은 금리를 낮게 유지할 것이며 점진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유가 급등: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2.08달러(3.5%) 오른 배럴 당 61.69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에서 5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1.79달러(3%) 오른 62.56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정제회사들은 지난 주 86.3%의 가동률을 보였다. 지난 달 9일 이후 가장 높았다. 휘발유 재고가 6주 연속 감소세를 보여 휘발유 생산마진이 높아지자 정제회사들이 생산을 늘리고 있다.
▶美금리 반등: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49%포인트 오른 연 4.59%를 기록했다.
금리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55%포인트 오른 연 4.58%를 기록했다.
FRB가 전날 긴축 기조 중단을 시사한데 대해 일부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데도 금리를 인하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가중될 것이고 장기채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주로 30년물 매물이 가장 많이 나왔고 수익률도 많이 올랐다.
이날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054%포인트 오른 연 4.78%를 기록했다.
베어스턴스 등은 아예 시장이 FRB의 의중을 잘못 읽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뉴욕=유승호특파원 sh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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