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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성희기자]지난주 중국 안휘성에서 열린 경매에선 롤렉스와 오메가 시계, 고급 밍크코트, 소니 캠코더 등이 선보였다. 모두 안휘성 관료들이 받은 뇌물들. 산더미처럼 쌓인 금 액세서리의 최소 입찰가는 안휘성 농민의 연평균 소득 100배에 달하는 4만3000달러였다.

중국 정부가 관료들의 부정부패 척결에 적극 나서면서 이들이 받은 뇌물이 경매에 부쳐지고 있다. 평소 구경하기 힘든 고가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지난 1월 허페이시에서 열린 경매에는 6000명 가까이 운집했다. 9시간 동안 이어진 경매에선 금불상에서 고급 가전제품까지 유죄를 선고받은 관료들에게서 압수한 600여개의 물품들이 새 주인을 찾아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급관료이 받은 뇌물이었던 까닭에 품질을 믿을 수 있는 데다 비록 범죄자로 낙인찍혔지만 유명인이 소유했다는 사실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중국인들이 뇌물 경매에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허페이 시내에서 휴대폰 판매상을 운영하는 한 남성은 뇌물죄를 선고받은 샤오쭤신 전 시장의 이름이 새겨진 두루마리책을 샀다. "그가 좋은 사람이었는지 나쁜 사람이었는지 상관하지 않는다. 유명하니까 두루마리책의 가격은 분명 뛸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뇌물 경매에 대해선 중국 내 논란이 많다.

신화통신은 안휘성에서 열린 경매는 부패 척결에 대한 중국 정부의 신념과 결단력을 보여줘 부정부패 저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많은 블로거들은 정당치 못한 물건을 판매하는 것은 위법자를 오히려 유명하게 만들고, 이들의 화려한 생활을 알려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안휘성의 경우 농촌 지역의 평균소득은 380달러에 불과하고 4가구 가운데 1가구가 냉장고를 갖고 있을 정도다. 2005년 정부 통계에 따르면 130만 인구가 22센트로 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진귀한 물건을 싼 값에 내 것으로 만들 기회를 잡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고 중국 각지에서 모여들고 있다.

충칭시에서 식료품가게를 운영하는 시옹 준(40)은 뇌물 경매가 취미가 됐다. 그가 경매에서 처음으로 손에 넣었던 것은 선양 부당서기가 뇌물로 받았던 롤렉스 시계. 단돈 2500달러에 구입했다.

그는 신문에서 경매 공고를 빠짐없이 체크한다. 안휘성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2시간 넘게 달려와 홍콩에서 들여온 금괴와 각종 보석 등 3800달러 어치를 사들였다.

한편 현재까지 안휘성 경매에서 모은 판매액은 10만달러가 넘는다. 이는 안휘성 재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중국이 고위관료들 부정부패 단속을 강화하면서 이런 경매는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에선 800명이 넘는 관료들이 횡령과 뇌물 수수, 직무 유기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첸량위 상하이 전 당서기 및 중앙정치국 위원도 그 중에 한 명이다.
박성희기자 stargirl@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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