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뉴욕=유승호특파원][美주가 전년비 상승전환, 다우159p(1.3%)↑, 나스닥 47p(2%)↑]
뉴욕 주가가 8개월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중국 쇼크', '서브프라임 공포'로 전년말 대비 하락했던 뉴욕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S&P500의 지난 3일동안의 상승폭은 지난 2003년 4월이후 4년만에 가장 높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긴축(금리인상)정책 중단을 시사한 것이 대형 호재로 작용했다. FRB가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돈을 푸는 금리인하(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주식시장에 큰 호재가 된다.
오라클의 실적호조로 기술주들이 많이 올랐고 모간스탠리 실적호조로 금융주도 동반상승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59.42 포인트(1.30%) 오른 1만2447.52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그래프)는 47.71 포인트(1.98%) 오른 2455.92, S&P 500은 24.10 포인트(1.71%) 오른 1435.04를 각각 기록했다.
◇'오라클 효과' 기술주 강세
기술주는 실적 호전에 힘입어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오라클은 3.5% 상승했다.
오라클은 전날 3회계분기(06.12~07.2) 순이익이 10억3000만달러(주당 20센트)로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은 25센트로 톰슨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23센트를 넘어섰다.
세계 최대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미국의 어도비 시스템스도 6.3% 상승했다. 어도비는 전날 회계연도 1분기(12~2월) 순익이 1억4390만달러, 주당 24센트로 37% 늘었다고 발표했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순익은 주당 30센트로 전문가 예상치인 주당 29센트를 소폭 상회했다.
반도체주 샌디스크 주가도 3.7% 상승했다. 샌디스크는 한국 하이닉스 반도체와 플래시 메모리 제품에 대한 특허 상호 라이센스 계약 및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스템 솔루션 판매를 위한 합작회사 설립에도 동의했다.
◇ 모간스탠리 실적호조 강세..금융주 동반상승
세계 2위(시총기준) 투자은행인 모간스탠리 주가가 실적호조에 힘입어 6.3% 올랐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2.2%) 씨티그룹(2.7%) JP모간 체이스(2.8%) 등 다른 금융주들도 많이 올랐다.
모간스탠리는 이날 올해 2월 마감된 1분기 순이익이 26억7000만달러(주당 2.51달러)를 기록, 지난해 1분기(15억7000만달러, 주당 1.48달러)보다 7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특별이익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2.40달러로 전년의 1.51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매출은 11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5억5000만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모간스탠리는 "모기지 시장 공략이 주효하면서 증권 매매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 서브프라임 관련주, 주택건설주도 반등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 프레몬트 제너널이 부실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 주가가 16% 상승했고 아크레디티드 주가도 11% 상승했다.
이에 따라 주택건설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KB홈이 4.7% 상승한 것을 비롯해 톨브러더스는 3.6% 상승했다.
◇ 항공, 주택주 등 강세
항공주인 에어트랜 홀딩스는 JP모간이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한데 힙입어 10% 상승, 항공주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세계 최대 항공특송업체인 페덱스는 1.2% 내렸다. 이날 페덱스는 올해 3분기(2월 마감) 순이익이 4억2000만달러(주당 1.3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 예상치(주당 1.33달러)는 소폭 웃돌았다. 페덱스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3년만에 처음이다. 매출은 85억9000만달러로 7% 증가했다.
4분기 순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됐다. 페덱스는 4분기 순이익이 최대 주당 2.08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는 주당 1.98달러~2.13달러였다.
페덱스 최고 경영자 프레드 스미스는 "미국 경기 둔화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FRB 긴축정책 중단 시사
FRB는 이날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연방기금 금리 목표를 연 5.25%로 동결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6번 연속 동결이다.
FRB는 이날 긴축(금리인상)정책을 중단할 것을 강력 시사했다.
FRB는 정책결정문에서 미국 경제 전망과 관련, "최근 경제지표들이 혼재(mixed)된 상태"라고 밝혀 지난 1월의 낙관적인 입장에서 후퇴했다. 지난 1월31일 FOMC에서 "최근 경제지표들이 다소 견조한 경제성장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FRB는 관심이 집중됐던 주택시장과 관련해서도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혀 지난 번 "주택시장에서 미약하나마 안정되는 신호가 보인다"고 낙관했던 것과 대조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그동안 FRB 결정문에서 줄곧 볼 수 있었던 '추가 긴축(additional firming)'이란 단어도 사라졌다.
FRB는 그동안 정책결정문을 낼 때마다 "추가 긴축의 시기와 범위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 전망에 따라 결정될 필요가 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이번 결정문에서는 '추가 긴축'이란 말을 빼고 " '향후 정책 조정(Future policy adjustments)'은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 전망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달러화 약세..FRB 긴축포기 시사 여파: 오후 3시30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3381달러를 기록, 전날(1.3314달러)보다 0.67센트 상승했다.
엔화에 대해서도 오전장의 달러화 가치 상승세가 꺾였다. 엔/달러 환율은 117.55엔을 기록, 전날(117.10엔)보다 0.45엔 상승했다.
외환시장은 FRB가 긴축정책을 버렸다고 평가했다. 금리인상에 무게중심을 둬왔던 긴축정책에서 벗어나 금리인하(경기부양)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것이란 기대에 따라 달러화 수요가 줄어들어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다.
엔화는 중국시장 등 이머징마켓 주가가 급등하면서 엔케리 투자가 다시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로 약세를 보였다. 엔케리 투자가 활성화되면 투자자들이 엔화를 팔아 이머징마켓 자산을 사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하락한다.
▶유가 소폭 상승: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0.36달러 오른 59.61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에서 5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57센트 오른 60.77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3억2930만배럴로 전주보다 392만배럴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러나 휘발유 재고는 345만 배럴 줄어든 2억1050만배럴, 난방유 등을 포함한 정제유 재고는 170만배럴 감소한 1억1870만 배럴을 나타냈다. 휘발유와 난방유 재고는 각각 6주, 8주 연속 감소했다.
▶美금리 급락: 금리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급락, 10년만기 국채 수익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해 8월이후 처음이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16%포인트 떨어진 연 4.54%를 기록했다.
금리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77%포인트 하락한 연 4.53%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긴축(금리인상) 우위의 정책에서 벗어날 것을 시사함에 따라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졌다.
뉴욕=유승호특파원 sh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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