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가정보원이 밝힌 장민호(미국명 마이클 장) 씨의 고정간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사건의 후폭풍이 민주노동당을 건너 열린우리당으로 불어닥치고 있다.
특히 장 씨에게 이정훈 전 민주노동당 중앙위원을 소개시켜준 것으로 알려진 허인회 열린우리당 전 청년위원장은 27일 밤,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자신에 대한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해삼 민노 최고위원, "허인회 소개로 장민호가 이정훈 만나"
이와 관련해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평화방송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허인회 씨의 소개로 장민호 씨가 이정훈 씨를 만났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같은 날 공안당국이 "장 씨의 집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여권 관계자와 재야단체 인사 등의 이름이 적힌 메모를 발견했다"고 밝힌 것에 이어 최초로 관련자의 이름이 거론된 것이다.
이날 이 최고위원이 거론한 허인회 씨는 열린우리당 전국청년위원장을 역임한 사람으로, 지난 총선에서 서울동대문을 지역에서 출마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허 씨는 장 씨와 고교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에 연행된 이정훈 전 민주노동당 중앙위원과 같은 당 최기영 사무부총장은 현재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북경이라고 하는 곳이 한국관광객이 엄청나게 많이 가는 곳이고 누구든지 식당에서 이북동포를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그런 곳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최근에 최성 열린우리당 의원이 주중 대사관 국정감사에서 북한 고위직을 만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대북특사를 얘기한 것은 회합통신이 아니고 우리 관광객이 가서 식당에서 이북동포를 만난 것은 회합통신이냐"고 따졌다.
허인회 "장 씨에게 소개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당사자인 허인회 열린우리당 전 청년위원장은 간첩 혐의로 구속된 장민호씨와 이정훈 전 민주노동당 중앙위원을 자신이 소개시켜줬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허 씨는 27일 긴급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해삼 민노당 최고위원이 한 방송에서 자신이 간첩이라는 장민호씨와 이정훈 전 민노당 중앙위원을 소개시켜줬다고 주장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며 이에 대한 확인도 하지않고 보도한 언론에 대해 명예훼손 협의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허 씨는 또 장민호 씨와 이정훈씨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만났다는 주장에 대해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며 그럴 가능성도 없다"면서 장씨와의 관련성을 거듭 부인했다.
허 씨는 "장민호 간첩 사건을 검찰에서 발표할 때 자신에 대한 대공용의점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왜 자신의 이름이 이 사건에 등장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장씨는 특히 내가 선거를 치르는 동안 한차례도 나의 사무실을 방문하거나 전화통화를 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허인회 씨는 지난해부터 미국 워싱턴에 있는 존스홉킨스 대학원에서 국제관계 정치학 석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다.
최성, "북측 인사 만난 것은 합법적인 절차 거쳐"
이날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이 허인회 씨를 언급하면서, 회합통신 혐의가 부당하다는 예로 든 최성 열린우리당 의원 역시 해명자료를 통해 반박했다.
최 의원은 "북측 인사를 만난 다음날인 23일 오전 통일부에 대화내용을 통보했으며, 북한주민 접촉신고서도 동시에 제출했다며 접수됐다는 통보를 통일부로부터 받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최 의원은 귀국 다음날인 지난 25일 저녁 통일부 당국자를 만나 추가로 설명하며 상세하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혹은 그 어느 누구도 악의적으로 사실을 왜곡할 경우 명예를 심히 훼손시킬 우려가 있기에 엄정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밝혀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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