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열린우리당 백원우 의원 ⓒ백원우 홈페이지
정동영 전 의장에 이은 김근태 의장이 잇따라 '창당 실패론'을 거론하고 나서면서 당 내의 반발이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4일 친노인사로 분류되는 백원우 열린우리당 의원은 CBS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당시의 창당은 지역주의, 권위주의, 금권정치로 대표되는 3김정치를 탈피해 달라는 국민적 요구를 실현한 것"이라며 김 의장의 발언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백 의원의 이러한 주장은 전날 김형주 참정연 상임대표가 김 의장의 주장에 반발한데 이은 것이다. 특히 백 의원은 당내 오픈프라이머리 테스크포스팀 간사를 맡고 있어, 향후 그의 발언이 미칠 당내 영향이 주목된다.
"창당실패론은 대선주자로서의 현실적 어려움 때문"
백 의원은 "정 전 의장이나 김 의장 두 분 다 실질적으로 (열린우리당의) 최대 주주로서 또 당의 지도부로서 지난 3년간 당을 실질적으로 지도해 오신 분"이라며 "그 분들께서 그런 얘기를 하셨다면 그 분들에게 닥친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그러나 "정치역사라고 하는 것이 마치 계단 같아서 한 발 한 발 딛고 나아가는 것이지 한꺼번에 모든 것을 부정하거나 모든 것이 잘 됐다거나 모든 것이 잘못됐다고만 평가할 수 없다"며 정 전 의장과 김 의장의 '창당실패론'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지난 3년 간 (3김정치 타파 등의) 국민적 요구가 어느 정도 실현되고 나니까 새로운 국민적인 요구가 등장했다"고 지적하고, "새로운 가치, 새로운 비전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또 정 전 의장과 김 의장이 '창당 실패론'을 연이어 꺼낸 이유에 대해 "차기 대선주자로서 뛰셔야 하는 분들의 현실적 어려움들과 당내 정계개편에 대한 요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백 의원은 정계개편에 대해서도 "현실적 어려움은 저희가 이해하지만 앞으로 벌어질 정치계편의 큰 틀은 원칙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역사에 복무해야 된다"는 말로 정계개편의 원칙과 기준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창당실패론'에 대해서도 "(창당) 당시의 국민적 요구는 분명히 3김식 정치의 청산이었다"고 재차 주장하고, "(창당은) 그 요구를 대변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 와서 잘못됐다 한들, 그것은 잘못 되지도 않았고 다시 3김 정치로 돌아가자 이렇게 얘기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범여권통합은 지역연합이 돼서는 안된다" 백 의원은 현재 열린우리당 내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정계개편의 방법론에 대해서도 "선거 때 표를 더 많이 얻기 위한 지역연합이 된다거나 선거연합이 된다거나 그렇게 되면 국민들에게 상당히 불신 받게 될 거고 도리어 역사를 퇴행시키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며 '원칙 없는' 정계개편에 분명한 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범여권통합론'과 관련해 "여러 생각을 가진 분들이 여러 개로 분열되어 있다는 인식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범여권이라고 하는 것이 지역 간의 연합은 아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백 의원은 특히 "열린우리당이 내걸었던 가치 속에서 이제 2007년 후에 2008년부터 무엇을 할 것이냐가 먼저 규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처럼 이런 세력 저런 세력이 다 뭉쳐서 '짬뽕당'이 돼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색깔과 자기 정체성이 불분명한 정당이 됐을 때 국민들에게 어떤 상품을 내놓고 저희에게 표를 달라고 할지 모르겠다"고 "비록 선거에서 지는 한이 있더라도 분명하게 저희들의 할 일과 정체성을 드러내놓고 정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 의원은 현재 '바닥을 기고 있는' 수준의 당 지지율과 관련해 "정치의 틀을 바꾸고 사회의 틀을 바꾸려다보면 당의 지지도가 낮아지는 경우들은 세계의 보편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선진국 중에서 집권여당이 중간의 보궐선거를 통해서 승리했던 적이 거의 없다는 역사적 기록을 분명히 갖고 있다"며 "그러나 그것이 두려워서 항상 국민들에게 인기 있는 정책, 표를 얻을 수 있는 정책만 하게 된다면 그건 집권세력으로서 무책임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10년 15년 후를 내다보는 정치를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이어 "현재의 틀을 그대로 고집하자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서 범여권을 단결하자는 게 제 주장"이라며 "참석하시는 주자들께서 각자의 시대적 가치와 미래의 비전을 통해서 우리 당원들이나 국민들의 신뢰를 확보해서 우리당의 후보가 되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