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주가수익비율(PER)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이번주에는 'EV/EBITDA'에 대해 살펴보겠다. PER과 EV/EBITDA 모두 주가변수를 이익변수로 나눈 배수라는 측면에서 기본적으로 같은 개념이다. 하지만 그 개념의 배경과 활용에 있어서는 많은 차이가 있다.
PER가 주가와 이익의 관계를 보는 것과 달리 EV/EBITDA는 EV(=Enterprise Value)로 표현되는 기업가치와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인 EBITDA와의 관계를 나타낸다. 여기서 기업가치인 EV는 주주와 채권자로부터 기업을 완전히 인수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금액이므로 시가총액과 순차입금의 합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EBITDA는 실무(이론적 정의와 다소 다름)에서는 주로 영업이익에 유형자산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를 더해서 구한다. 이는 기업의 영업력과 현금창출능력을 반영한다.
결국 EV/EBITDA는 기업가치가 영업활동에서 얻은 이익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데, 이는 주주지분 뿐 아니라 채권자의 지분 모두 인수했을 때 영업현금흐름으로 몇 년만에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따라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주주지분 뿐 아니라 채권자 지분을 포함한 투자원금을 빨리 회수할 수 있으므로 저평가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EV/EBITDA가 낮은 종목은 주가가 낮으면서 차입금이 적고, 영업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으로 영업력과 재무구조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낮은 종목이라는 의미가 된다. 이와 같은 개념을 가진 EV/EBITDA는 PER과 달리 감가상각방법, 법인세, 금융비용, 특별손익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국제비교지표로 적합하다. 그리고 EBITDA는 금융비용 차감전 이익이어서 재무레버리지가 다른 기업간의 비교에도 적합하다.
하지만 실무에서 EV/EBITDA를 사용할 때에는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EV/EBITDA는 연결재무제표를 사용하는 경우에 적합한 투자지표이다. 따라서 단독재무제표를 주된 재무제표로 사용하는 한국에서 EV/EBITDA를 사용할 때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단독재무제표를 사용할 경우 분자인 EV에는 자회사 투자분이 반영되어 있는데 반해 분모에 해당하는 EBITDA에는 자회사로부터의 영업수익흐름이 배제되어 있다. 즉, 자회사가 중요할 경우 연결재무제표를 사용하든가 아니면 EBITDA에 대한 적절한 수정이 필요하다.
이외에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EV 계산을 위한 시가총액에 자기주식을 제외하고 구했는지, 비영업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이를 제대로 평가에 반영하였는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종승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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