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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주테크’에 천부적인 정치인들

‘버블세븐’에 ‘투자’한 의원님들, 자신부터 돌아보시라

 

“청와대의 1급 이상 재산 공개자 36명 중 17명이 본인이나 배우자 명의로 ‘버블세븐’ 지역에 아파트 20채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 16일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장에서 이군현 한나라당 의원이 밝힌 내용이다. 당시 일부 언론은 이를 두고 마치 청와대 비서실이 부동산 투기의 진앙지인 양 호들갑을 떨었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강남필패’를 주장하면서 이 지역의 부동산 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도, 이를 뒷받침해야 할 청와대 참모진들이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에 강남 필패 정책을 만드는 시늉만 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를 비판한 주체가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이들 청와대 참모진보다 더하면 더 했지 ‘결코’ 덜하지 않은 국회의원들이라는 데 있다.

주간 <시사저널>은 20일 발행된 제891호를 통해 “의원 72명, ‘버블세븐’ 아파트 보유”라는 기사에서 “국회 재적 의원 297명 가운데 ‘버블세븐’ 지역에 자신이나 배우자 명의로 부동산을 보유한 의원은 97명이었다”고 보도했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이들 72명의 국회의원이 보유한 아파트의 11월 현재 총 실거래가는 1230억원에 달했다. 이는 “공직자 재산공개 때 신고한 기준시가(458억)의 세 배”라고 잡지는 밝히고 있다.

또 ‘버블세븐’ 지역에 아파트를 보유한 의원들을 정당 별로 분류해보면, 한나라당이 38명으로 가장 많았고, 열린우리당이 25명으로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여기서 말하는 ‘버블세븐’이란,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른 7개 지역을 일컫는 말로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권 3개 지역과, 목동•분당•평촌•용인 등 비강남권 4개 지역을 가리킨다.

게다가 현재 ‘버블세븐’ 지역은 평균 이상의 집값 상승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 불안정의 진원지로 지목 받고 있는 실정이다.

기사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우리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재테크’에 민감한지 잘 알 수 있다.

<시사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고흥길(성남 분당갑)•유승민(대구 동을)•윤건영(비례대표) 한나라당 의원과 이근식 열린우리당 의원은 버블세븐 지역에 각각 두 채씩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가운데 버블세븐 지역을 지역구로 갖고 있는 사람은 고흥길•이근식 의원 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여야 의원들이 보유한 버블세븐 지역 내 아파트를 가격대별로 정리해보면, 김종률(35억원, 열린우리당), 엄호성(33억5000만원, 한나라당), 정진석(27억7500만원, 국민중심당), 진영•정형근(각 26억원, 한나라당) 의원 이다. 이들 역시 버블세븐 지역이 지역구인 의원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우리 국회의원들이 부동산 투기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거는 이 외에도 몇 가지 더 눈에 띈다.

<시사저널>은 “버블세븐 지역에 아파트 등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기타 지역에 주택을 보유한 의원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그 대표적인 예. 그는 서울 강남과 서초에 각 1채씩, 부산에 사하구와 북구에도 각 1채씩의 집을 보유해, 총 4채의 집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버블세븐 지역에 아파트를 보유한 의원들 중 10억 이상 시세차익을 거둔 의원이 상당수에 달했다. 한나라당의 권영세•홍준표•진영, 열린우리당의 김종률•홍창선 의원 등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

그러나 소유권의 변동이 없을 경우 최초 신고가가 그대로 유지되는 까닭에 시세차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며 <시사저널>은 그나마 이들에게 의혹 이상을 제기하지는 않고 있다.

이게 전부는 아니다. 이해봉•김광원 한나라당 의원이 각기 보유한 서초와 강남의 아파트는 최초 재산신고 때보다 각각 11억 3500만원과 10억 6500만원씩 차이가 나지만, 이런 사실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이들 두 의원과 비슷한 경우에 있는 의원은 무려 27명에 달한다고 <시사저널>은 분석했다.

물론 이들 국회의원들처럼 버블세븐 지역에 부동산을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의원들이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 그런데도 버블세븐 지역에 부동산을 소유한 의원들이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수밖에 것은 바로 이 지역이 부동산 값 폭등의 진원지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시사저널>은 이에 대해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이면서 지역구도 아닌데 굳이 버블세븐에 부동산을 보유한 의원들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라고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이어 “부동산 관련 법안을 다루는 의원들도 말로는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을 따지면서, 자신들은 버블세븐 지역에 부동산 투자를 하는 ‘주테크’를 발휘한다는 오해를 받기 쉽다”고 잡지는 점잖게 충고하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이들 의원들이 버블세븐 지역에 아파트 등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이들이야 말로 부동산 투기의 주범 중 하나라는 반증인 셈이다.

‘남의 눈의 티끌’은 잘도 보면서 ‘자기 눈의 들보’는 보이지 않는 외눈박이 정치인들이 집 한 채 없이 전세방이나 월셋방을 전전하는 서민들의 고통을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제발 ‘폭로’는 그만하고 자신부터 돌아보시라. 스스로 부동산 투기 혐의로부터 자유로운지 아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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