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삼중의 방어벽...팽팽한 긴장감 감돌아]
10일 오전 7시.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본사 사옥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노조에서 이날 대대적인 상경투쟁을 벌이기로 함에 따라 사측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춘 모습이다. 이중삼중의 '방어벽'을 마련하는 등 만일의 사태를 미리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눈에 띈다.
정문에서부터 수십명의 경비요원들이 차량을 막아선다. 출입기자임을 확인한 뒤 신속하게 주차를 안내해 줬지만 신분이 확인되지 않은 차량은 철저한 확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건물 정문에는 대형 버스로 바리케이드를 쳐 놓았다. 건물 산책로 주변 200여m에는 컨테이너와 철판을 이용한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임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지하 주차장도 마찬가지. 건물로 들어서는 자동문은 평소와는 달리 가까이 가도 열리지 않는다. 경비요원의 도움을 얻어 가까스로 문을 들어섰으나 2층 홍보실에 자리를 잡기까지 두차례에 걸쳐 신분확인을 거쳐야 했다.
화물용 엘리베이터는 작동을 멈춘 상태였고 계단 곳곳과 각 층에 경비요원들이 물샐 틈 없는 보안망을 펼쳐 놓았다.
현대차 사측은 이미 "한달이건 두달이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란 기본 입장을 밝힌 상태. 울산공장장인 윤여철 사장이 지난 3일 시무식에서 폭력행위를 당한 이후 현대차의 자세는 사뭇 달라졌다.
노조는 이날 오후 1시께부터 양재동 본사에서 대대적인 상경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이미 서초구청에 신고서를 제출했고 사측은 이에 맞서 본사 건물 바로 앞에 집회를 신고해 놓았다. 노조가 본사 건물로 진입하려 할 경우 경찰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날이 서서히 밝아오고 있음에도 왠지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에는 어둡고 불길한 기운이 감돌고 있는 느낌이다. 강력한 적에 맞서 성을 수성하려는 결연한 의지마저 엿보인다.
이승제기자 open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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