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보도국장이 이른바 ‘문창극 망언 보도누락’에 대해 사과했다고 미디어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성회용 SBS 보도국장은 문창극 총리 후보자 강연 동영상을 입수하고도 전하지 않은 ‘보도누락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성 보도국장은 지난 23일 오전 SBS 사내 게시판에 <모두 제 탓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SBS 보도국에 계신 동료 선후배들에게 죄송하고 송구하다는 말을 드린다. 구구한 변명은 하지 않겠다”며 “모두 제 탓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SBS 보도국 식구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도 이런저런 목소리들을 고루 새겨듣지 못한 것도 제 불찰이다. 격하고 때로는 경솔했던 표현 방법 역시 제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회용 보도국장은 “지난 2주 동안 보도국 구성원들이 말씀해주신 다양한 생각들을 직간접적으로 접하고 많은 생각을 했다”며 “그동안 허심탄회하게 제기된 여러 가지 문제들, 반성과 변화를 바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구성원 여러분들께서 더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마음들이 SBS 뉴스를 더 바르고 강하게 만들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성 보도국장은 애초 SBS의 보도누락 지적에 대해 ‘교회 연설의 성격이나 당시 상황 등을 고려해 더 확인해서 취재하라는 것이었다’는 입장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의 지속된 압박에 결국 “모두 제 탓”이라는 굴욕적 사과를 하고 만 셈이다.
자유언론인협회 김승근 미디어위원장은 “문창극 망언 누락이라니 기가 찬다. KBS의 왜곡 보도로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그런 왜곡보도를 하지 않았다는 노조의 사과 요구에 굴복한 SBS의 보도국장의 처신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교회 연설이나 당시 상황을 더 고려해 확인 취재하라는 자신의 주문이 옳았다는 게 드러났는데도 노조가 무서워 사과한 것이라면 자신에게 수치와 굴욕일뿐더러 한 방송사 보도책임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SBS기자협회(협회장 김정인)는 ‘문창극 보도누락 사태’ 이후 책임자 문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며 지난 17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한 바 있다. SBS기자협회 비대위는 20일 최영범 보도본부장과의 면담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자 문책 △고위공직 후보자 검증을 위한 탐사보도팀 구성 △편집회의 투명성 강화 방안 △협회원들과의 상시적인 소통 등을 요구했다.
박철희 기자 ulkeuni96@naver.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