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의 이른바 ‘통합신당 추진파’ 가운데에서도 강경파로 알려진 ‘희망21’과 ‘실사구시’ 등이 ‘광장’·‘처음처럼’·‘안개모’ 등 중도파에 대한 견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김성곤 의원은 18일 이들을 다시 ‘개혁파’와 ‘실용파’로 나눠 눈길을 끌었다.

최근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을 위한 의원 모임인 ‘희망포럼’ 출범과 관련해 ‘희망21’과 ‘실사구시’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은 ‘안개모’ 소속의 김 의원은 1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에서 “전당대회가 원만히 치뤄지든 파행으로 끝나든 현재 당내 통합신당을 추진하는 두 가지 흐름(개혁파와 실용파) 사이의 입장 조율이 또 큰 과제”라며 ‘통합신당 추진파’를 다시 ‘개혁’과 ‘실용’으로 구분했다.

김 의원은 “개혁파는 김근태 의장을 중심으로 하는 ‘민평련’ 소속 의원들이 대표적이고 실용파는 유재건·강봉균 의원 등 ‘안개모’, ‘실사구시’, ‘희망21’ 등에 속한 의원들”이라고 소개했다.

“개혁파와 실용파가 얼마나 함께 손잡고 잘 가느냐가 신당통합의 관건”이라며 “통합파와 사수파의 갈등으로 이 두 그룹간의 갈등은 현재 수면 아래 있으나 향후 그 갈등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솔직히 실용파들 사이에서는 ‘실용, 개혁 다 함께 가면 그것이 도로 우리당이지 신당이냐, 따라서 차제에 노선에 따라 갈라서야 한다’는 분들이 있다”고 소개하고, “이들 중 상당수는 개혁파 의원들이 너무 당을 개혁일방주의로 끌고 가며 실용노선을 소홀히 해서 당 지지도가 이 지경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따라서 ‘도로 우리당’이 안되기 위해서는 우리당과 차별화 되는 것이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중도 실용’이 신당의 노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실용파들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분들 주장에는 분명히 일리가 있다”면서도 “실용과 개혁이 갈라져 범여권이 이분, 삼분되면 대선에서 질 것은 뻔하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 신당을 창당한다는 명분도 없어지게 된다”고 ‘실용파’들의 입장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사실 개혁파 의원들의 주장이 없으면 향후 통합신당의 정책 노선이 한나라당과 차별화가 안되어 자칫 한나라당의 정책에 함몰될 수가 있다”며 “실용파가 개혁파를 최대한 포용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용파들은 개혁파들이 당을 잘못 이끌었다고 비판하지만, 소극적으로 관망한 방조죄도 실용파들에게 있다”고 비판하고, “‘네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개혁파’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개혁파에 대해 “그동안 우리당을 사실상 주도해왔다”며 “개혁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지만 열린우리당의 성적표가 이렇게 된 데에는 개혁파 의원들의 더 큰 책임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종인 의원 등 당내의 진보성향의 의원들을 겨냥해 “확실한 개혁세력끼리 결집하여 선거에서 심판을 받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사실상 탈당을 요구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의 거취와 관련해 김 의원은 “노 대통령이나 당 사수파도 함께 갔으면 좋겠지만 이들에게도 너무 강요할 일은 아니다”면서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자기의 주장을 상대에게 강요하지는 말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