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에코그라드 호텔 건축 공사에 참여했다 130여억원의 돈을 떼인 공사채권단(대표 유성재) 관계자가 호텔 낙찰자인 동원산업의 실질적 오너인 A 모씨의 행각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26일 오후 공사채권단 등 관계자에 따르면, 에코그라드 호텔 18층 인테리어 공사계약 과정과 유치권을 둘러싼 그 모든 게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다른 공사 피해자들이 호텔 점유를 뒤늦게 한 탓에 유치권 성립여부를 놓고 법적공방이 진행되는 것과 달리, A 씨는 18층 인테리어 공사 대금을 호텔 측으로부터 못 받았다는 이유로 당초에 18층을 점유, 법원으로부터 유치권을 인정받았다.
문제는 18층 인테리어 공사를 실제로 했던 업체는 A 씨가 관여된 미르 콘크리이트가 아닌 서울 수도권 소재 다른 인테리어 전문 C회사라는 점.
미르 콘크리이트라는 회사는 인테리어와는 전혀 관계없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발주처인 호텔 측에 투자한다는 이유로 발주처와 인테리어 업체 사이에 끼어들어 인테리어 원도급 계약을 체결한 뒤 실제공사는 C회사에게 하도급을 준 것이다.
이와관련 하도급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2012년 5월 호텔 측과 18층 인테리어 공사계약을 체결한 업체가 A 씨가 이사로 있는 ‘미르 콘크리이트’ 라는 회사가 맞다"고 확인해주며 "알고보니 A 씨가 사실상 대표인 회사였다”고 밝혔다.
실제 18층 인테리어 공사에 참여한 회사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약 3억2천만원에 A 씨가 이사로 등재된 전남 곡성 소재 미르 콘크리이트라는 회사와 하도급 인테리어 공사계약을 체결했는데, 공사비로 돌려받은 돈은 1억4천여만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발주처인 에코그라드 호텔이 부도나면서 원도급사인 미르콘크리트 역시 돈을 받지 못해다는 핑계로 1억8천만원에 가까운 돈을 주지 않고 떼어 먹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인테리어업체도 아닌 콘크리이트 회사가 왜 인테리어 공사에 끼어들었냐는 점.
C 하도급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발주처인 호텔 측과 A씨간에 뭔가 계약관계가 있겠지만 구체적인 계약내용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호텔 측이 이미 부도위기에 몰려 있었지만 A 모씨가 돈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한 바람에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인테리어와는 무관한 회사였지만 지급하겠다고 약속해 믿고 계약했다는 것이다.
그 관계자는 “나중에 미르 콘크리이트를 상대로 승소판결문까지 받았지만 A 씨 앞으로 등재된 재산이 전혀 없어 돈을 못 받고 있다”며 "A씨에게 타고 다니는 벤츠 승용차를 팔아서라도 돈을 갚아 줄 것을 요구했지만 친구로부터 빌려 탄 차라며 변제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유치권 성립에 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그 관계자는 “실제 공사를 했던 공사업체로 유치권 자격이 있었기 때문에 유치권을 행사하기 위해서 문을 열고 점유를 할려고 했지만 A 씨측이 문을 열어주지 않아 점유를 하지 못해 유치권 인정을 받지 못했다"며"그런데 정작 공사는 하지도 않은 A 씨가 유치권을 인정받은 비정상적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실제 공사는 하지도 않은 것은 물론이고 하도급 업체에 돈을 주지도 않은 A 씨가 18층을 점유했다는 이유로 유치권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유성재 공사채권단 대표도 "A 씨의 이런 수상한 행각이 이어진 일련의 과정에서 호텔 경매가 이뤄져 기업사냥꾼에게 넘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A 씨의 이런 수상한 '기업사냥' 행각을 순천시민과 박근혜 대통령께 직접 알린다는 방침이다.
유 대표는 26일 오후 3시께 법원 강제인도명령에 의해 호텔 밖으로 끌려 나온 직후에도 순천시 조례 4거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순천시민에게 "이런 부당한 행위를 일삼은 기업사냥꾼에게 호텔을 절대 넘겨줄 수 없다"며 호소하기도 했다.
공사 채권단 등은 조만간 관련 사실을 확인해 검찰에 고소·고발을 계획중이다.
순천에 소재한 에코그라드호텔은 자금난을 겪다 부도를 내고 그 와중에 공사에 참여했던 43개 중소기업들이 130여억원의 피해를 봤다.
그 이후 경매과정에서 4차례의 유찰끝에 공기업이나 다름없는 유암코(UAMCO)가 A 씨가 이사로 등재된 동원산업과 결탁해 최저가인 164억원보다 무려 80억원이 높은 245억원에 낙찰받아 유치권을 주장하며 호텔 점거에 들어간 공사채권단을 몰아내려하자 크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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