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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정 기자의 SBS지원 사건이 말하는 진실

질서와 체계가 붕괴된 MBC 조직과, 그 주범인 MBC 노조


[박한명 미디어워치 온라인 편집장] 사위의 불륜을 의심하다 살인교사까지 저지른 모 기업 회장 ‘사모님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것은 일부 특권층의 부조리가 여전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청부살인을 저지르고도 돈과 권력으로 법 제도를 악용해 멀쩡히 잘 살고 있다는 점에 많은 국민은 충격을 받았고 분노했다. 그 부조리를 취재, 폭로한 기자에게는 기자 정신이 살아있는 진정한 언론인이라는 박수와 칭찬이 쏟아졌다. 특권층 사모님과 그 주변 일그러진 군상의 모습과는 대비되는 정의로운 모습에 매료됐던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에서 그 주인공인 임소정 기자를 양심기자로 추켜세우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도 바로 그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특종기자라고 해서, 기득권층의 부조리를 폭로했다고 해서 그에게 모든 비판에서 제외되는 권한이 부여된 것은 아니다. 임소정 기자의 특종 사건과 별개로 그가 MBC 기자로서, 한 회사의 직원으로서, MBC 노조 조합원으로서 한 행위가 옳았는지 여부는 얼마든지 비판받고 지적받을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는 공영방송에 몸담고 있는 언론인으로 엄연한 공인이다. 남을 비판할 수 있는 동시에 다른 이의 비판에서도 전혀 자유롭지 못한 신분이라는 얘기다. 필자는 이번 사건에서 ‘양심기자’ 임소정 기자의 그 어떤 양심적 자세도 발견할 수 없었다. 우리 폴리뷰 소훈영 기자의 사실 확인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핵심에 대한 명확한 답변 대신 본질을 피해간 변명에 가까운 해명에다 일방적 기사 삭제 요구와 소송 운운으로 겁박하려 한 그 태도는 양심, 정의란 말과는 거리가 멀었다.

모든 게 허위라면서 임소정 기자가 답변하지 못하는 사실들

소 기자가 취재한 내용뿐 아니라 임 기자가 밝힌 해명만 봐도 기사가 전부 허위라는 주장이 얼마나 가당찮은지는 너무나 명확하다. 일단 임 기자가 병가를 낸 8주라는 기간 동안 SBS 경력직 기자 모집에 입사지원을 하고, 면접을 봤으며 최종적으로 불합격한 것은 사실이다. 임 기자 본인도 이 부분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임 기자는, 소 기자가 자신이 이직을 하기 위해 병가를 냈다고 썼다고 주장하는데, 기사를 다시 읽어보기 바란다. 소 기자는 다만 팩트를 전달했을 뿐, 임 기자가 SBS 입사시험 보려고 병가를 냈다고 쓴 사실이 없다. 다만 병가를 낸 그 기간에 임 기자의 SBS 면접시험 사실을 취재해 보도했을 뿐이다. 더해 한 가지만 묻자. 임 기자는 SBS 경력기자 시험에 합격했으면 어쩔 작정이었나? SBS로 이직할 생각이 아니었나? 그건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가지도 않을 회사에 입사시험을 본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또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임 기자가 스포츠국으로 발령이 났다는 것이다. 시사보도로 특종을 한 기자를 뚜렷한 이유도 없이 스포츠국으로 보내는 게 정상적인 인사인가? 이유 없이 방송사가 그런 비상식적인 인사를 단행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당연히 이유가 있을 것이고, 임 기자의 SBS 지원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일 아닌가. 임 기자 본인의 해명 글 그 어디에도 인사발령 이유가 허위보고 때문이라는 점을 반박하지 않았다.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면 당연히 인사발령 사유를 반박했겠지만, 임 기자는 그 점에 답변하는 대신 ‘해사 행위를 했다면 회사에서 상을 주었겠느냐’고 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피해 물타기성 대답을 한 것이다. 특종 등 공로에 대해 상을 수여하는 것과, 최근 SBS 입사지원 사실이 드러난 것과는 별개의 문제 아닌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려면 임 기자는 인사발령의 정확한 사유부터 본인이 직접 밝혀보기 바란다.

미디어스 인터뷰에서 자신을 자료 제공 ‘몸통’이라 밝히고도 이제와 말 바꾼 임소정 기자

임소정 기자는 특종 자료를 SBS에 넘긴 부분에 대해 “개인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일이기에 당시 데스크 이태원 차장과 상의를 하고 허가를 얻어 주게 됐다”고 해명했다. 회사에서 정식으로 허가받아 넘겨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 기자는 2013년 7월 9일자 미디어스와 인터뷰에서 본인 입으로 당당하게 밝힌 적이 있다. “영상도 영상이지만 이 사건은 의료기록, 진단서 등의 자료가 사건 해결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이 자료들은 SBS에도 제공했다. 아버지의 자료였다면 내가 감히 제공할 수 없는 것이지만, 개인적으로 입수한 자료였기 때문에 제공했다.” 본인 입으로 개인적인 자료였기 때문에 제공했다면서 이제와 개인적 결정이 아니었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당시에는 SBS에 자료 제공한 인물이 본인이라며 몸통으로 내세우더니 이제와 자신은 깃털에 불과하다고 얘기한다. 누가 이 말을 믿을 수 있겠나.

임 기자는 해명에서 영상은 회사 방침에 따라 절차적으로 아무 문제없이 넘겼다고 특히 강조했다. 하지만 본인이 과거 인터뷰에서 밝혔듯, 영상도 영상이지만 사건 해결에는 의료기록, 진단서 등의 자료가 결정적 요인이다. 임 기자 말대로 실제로 그 기록이 없었다면 기업 회장 사모님의 충격적 진실을 고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SBS가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타 방송사의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할 수 있겠나. 영상은 당연히 대가를 지불하고 허가를 받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영상자료의 문제는 핵심이 아니다. 임 기자 본인이 말한 의료기록, 진단서 등의 결정적 자료들을 회사의 공식 허가 체계를 밟아 넘겼느냐가 본질이다.

임소정 기자가 상의한 데스크 상사는 MBC 노조 선배 상사, 국장·본부장은 없었다

임 기자는 이제와 당시 데스크 이태원 차장과 상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주장도 납득하기 어렵다. 특종 사건의 핵심 자료를 타 방송사에 넘기는데 데스크 차장과만 상의하면 그만이라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나? 최소한 국장, 본부장까지는 보고가 돼야 맞는 것 아닌가? 게다가 임 소정 기자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인으로 내세운 이태원 차장 역시 임 기자와 마찬가지로 MBC 노조 소속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본인들은 몰라도 다른 사람이 보기에 MBC는 언론노조 조합원들끼리 꿍짝만 맞으면 내부의 핵심 취재 자료도 마음대로 외부에 넘기는 그런 황당한 조직인 것처럼 비친다. 이 부분은 도대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임소정 기자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검찰 고발 의사를 밝혀온 만큼 그 과정에서 필자가 지적한 부분들에 대한 모든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핵심과 본질에 대한 질문에는 전혀 답하지 않고 자신이 답할 수 있는 부분만 답하는 것으로 엉뚱한 해명만 늘어놓은 그 이유가 밝혀질 것이다. 필자는 이번 일을 임소정 기자 개인의 특별한 경우로 보지 않는다. MBC가 일선 기자들의 취재 활동에 대한 상세한 보고가 상부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보고체계가 망가진 언론사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밖에 판단할 수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MBC는 사실상 언론노조가 지배하는 조직이라는 점도 방증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기자가 자료를 넘기든 말든 국장이나 본부장을 제끼고 MBC노조 조합원 상사와만 상의하고 모든 판단을 끝내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가.

정상적 조직이라면 임소정 기자는 파면감, 김종국 사장이 모든 책임 각오해야 할 것

MBC는 상하 위치가 붕괴되고 보고체계가 망가진 비정상적인 조직이다. 특히 임소정 기자의 SBS 지원에서 드러난 모든 모순점은 MBC노조의 일그러진 자화상의 단면이다. 일선 기자가 MBC노조 조합원 선배 상사와 상의해 특종 한 자료를 타사에 넘겨줄 수도 있는 그런 조직 아닌가. 기자가 자료를 넘겨준 회사에 가서 또 아무렇지 않게 면접시험을 볼 수도 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완벽한 비밀이란 없다. 이 좁은 바닥에 경쟁사에 가서 면접시험 본 사실은 금방 드러나게 마련이다. MBC 노조라는 집단이 국장이나 본부장, 사장의 존재를 허수아비 취급하지 않았다면 그 분위기 속에서 이런 망가진 보고시스템, 임소정 기자의 SBS 입사지원 사건은 가능하지 않다는 게 합리적인 판단이고 의심이다. 그러나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한 집단이기 때문에 이전 김재철 전 사장의 원칙 대응에 그토록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고 무슨 짓을 해서라도 끝까지 몰아내려 했던 것 아닌가.

김종국 사장이 임소정 기자에게 좌천 의미의 인사발령으로 끝낸 것은 대단히 유감이다. 앞으로 또 다시 이런 비슷한 경우가 발생할 땐 어떡할 참인가? 임소정 기자의 경우 보통 다른 회사였다면 당연히 파면감이다. 김 사장은 뭐가 두려워 정상적인 징계도 못하는가? 노조의 눈치만 보고 적당히 잘 지내기만 하면 좋다는 얘기인가? 그런 나약하고 기회주의적인 태도가 MBC를 망치는 주범이라는 걸 왜 모르나. 임소정 기자가 우리에게 터무니없는 변명을 대고 정상적 기사에 법적 대응 운운하며 겁박한 사실은, 이런 임 기자를 묵과하고 보호한 MBC가 우리에게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앞으로 법정공방과 후속 취재에서도 이 황당한 사건의 전모를 밝힐 것이며, MBC와 MBC 노조가 어떤 조직인지 만천하에 속속들이 그 실체를 공개할 것임을 밝혀둔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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