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국회의원의 통진당 혁명부대 핵심 조직원 3명이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됐다.
수원지법은 30일 오후 11시30분쯤 홍순석(49)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한동근(46) 전 수원시위원장, 이상호(50) 경기진보연대 고문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이다.
이석기와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혁명부대 핵심인사들의 행각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筆者가 보건대, 이석기 의원과 그 부대원들이 벌인 이번 내란음모 사건은 63년 전 전남 여수에서 발발한 '여수 14연대 반란 사건' 과 그 성격이 흡사하다.
최근 들어 이름조차 낯설은 ´여순반란 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전남 여수의 ´14연대´ 반란군이 제주 4.3 사건을 진압하라는 이승만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하고 남로당 소속 군인 2000여명과 당시 좌익세력을 규합하여 반란을 일으킨 사건이다.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가 발행한 ´한국전쟁사´에 따르면, 이들 반란군은 남로당의 지령을 받고 ´공산정권´을 세우기 위해 여수시를 장악한 직후 5개 항목의 결정서를 채택했다.
그 결정서에는 "▲인민위원회의 여수행정기구 접수를 인정한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에 대한 수호와 충성을 맹세한다. ▲대한민국의 분쇄를 맹세한다. ▲남한 정부의 모든 법령은 무효로 선언한다.▲ 친일파, 민족반역자, 경찰관 등을 철저히 소탕한다"고 적시되어 있다.
1948년 당시에도 반란군은 여수와 순천을 점령한 뒤 '인민공화국' 을 선포하는 등 대한민국 전복(顚覆)과 공산통일을 기도했었다. 반란군 주동자 지창수는 인민군의 남침을 말하면서 인민군과 호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었다.
이석기 의원과 130여명의 혁명세력이 획책한 것도 국가핵심기간 시설 파괴를 통한 국가전복시도로, 여수 14연대 반란군의 반란행위와 유사하다. 북한의 남침에 대비해 호응하자고 한 것이다.
국정원이 밝힌 녹취록에 따르면, 이석기 의원도 130여명의 혁명 부대원들과의 회합에서
“미 제국주의의 군사적 방향과 군사체계를 끝장내겠다는 조선민족의 입장에서 남녘의 역량을 책임지는 사람답게 주체적이고 자주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지배세력에 60여년동안 형성됐던 현 정세를 무너뜨려야 한다"며 "전쟁을 준비하자"
"미국놈을 몰아내고 새로운 단계의 자주적 사회, 착취와 허위없는 그야말로 조선민족 시대의 꿈을 만들 수 있다"며 "한두 사람의 발언과 결의가 아니라 전국적 범위에서 새로운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최종 결전의 결사를 하자.“ 라고 말했다.
또한 구속영장에 적시된 혁명부대원 가입 선서 절차에서는 '우리의 우두머리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비서동지, 즉 김정일이라고 답하고,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엔 '혁명가'라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음모를 벌인 시점과 상황도 그 때와 비슷하다.
여수 14연대 부대원들이 반란을 일으킨 당시도 6.25전쟁을 불과 1년6개월 앞둔 1948년 10월 19일 이었다.
당시 남로당 당수였던 박헌영이 북한 김일성과 함께 남침을 결정하게 된 이유중 하나가 바로 북한군이 남한을 쳐들어가면 남한 군대내 남로당 군인들이 봉기할 것이란 이른바 '백만봉기설" 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석기 의원도 이들 혁명부대원들에게 강연을 통해 이런 반란의지를 돋구었다.
이 의원은 130여명의 혁명동지들에게 "대민족사의 결전기에는 우리 동지부대가 선두"에 서야 한다며 "통일혁명의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면서 선두의 역할을 한다면 이 또한 명예가 아닌가"라고 혁명의지를 불어넣었다.
실제로, 이번 이석기 의원과 혁명부대원들이 회합한 시점도 올해 3월 북한이 정전협정을 파기하고 전시상태에 돌입한다고 발표한 그 시점이다.
국정원의 녹취록에 따르면 “곧 전쟁이 시작되니 남한 내 주요 군사시설에 대한 타격을 준비하자”는 대화가 들어 있다. 또 전쟁 발발에 대비해 대중 선전선동 등 준비작업을 논의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회합에선 이 의원이 “이번 달(3월) 정전협정 무효화 선언으로 전쟁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유사시에 대비해 체계적인 준비를 할 것을 주문했다는 것이다.
차이는 있다.
여수 14연대 반란군은 정규군인 반면 이석기의 혁명부대는 비정규군, 이들 진압부대가 토벌군이 아닌 국정원이라는 데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당시 14연대 반란군도 토벌군이 진압에 나서자 지리산 일대로 도주, 비정규 게릴라 빨치산 부대가 됐고 그뒤 이들의 염원대로 6.25전쟁이 발발했다.
이들 빨치산부대원은 인천상륙작전 이후 북한군과 함께 북으로 퇴각했으나, 이현상 남부군 총사령관을 따르던 나머지 부대원들은 토벌군에 의해 산속에서 사살됐다.
이현상 남부군 총사령관을 따르던 게릴라부대원들이 그랬듯이 지금 이석기 의원를 따르는 혁명부대원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토벌작전에 나선 국정원 진압부대에 의해 전멸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마 그 때처럼 이들은 지금, ‘고난의 행군’을 끝내기 위해선 북한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바로 전쟁이다. 이들은 지금 북의 남침을 염원할 수도 있다.
고립무원의 지리산 산속에서 빨치산 부대를 구해 줄 유일한 구세주가 북한의 남침이었듯이, 혁명사상에 젖은 이들에겐 전쟁만이 유일한 희망일 수 있다. 그래서 그렇게 전쟁준비를 하자고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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