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웅할거의 각축장이 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과연 이변이 연출될까?
대한축구협회는 대한체육회 산하 가맹체육기관 중 최대 예산(1천억 원 이상)을 집행하며 전국 16개의 시·도 축구협회와 8개의 산하연맹을 관할하는 등 방대한 조직 규모를 자랑하는 체육단체이다. 게다가 월드컵이라는 단일종목 국제경기에 따른 특수효과를 누리기도 한다. 하지만 해마다 거르지 않고 터져 나오는 내부의 각종 사건들로 인해 대한축구협회는 무능한 리더십의 전형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1월 28일에 실시될 제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는 많은 축구인들에게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낸 후보자는 김석한 전 중등축구연맹 회장, 안종복 남북체육교류협회장,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 정몽규 현대산업개발회장,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등 총 5명이다. 하지만 안종복 회장이 지난 13일에 출마 포기를 선언하면서 앞으로의 선거는 4파전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선거 판세는 정몽규 회장과 허승표 회장의 양자 구도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윤상현 의원의 승리라는 이변이 연출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도 있다. 그런데 윤상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그의 출마가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단순히 본인의 정치적 대중 인지도 향상을 위해 혹은 차기 정부의 실세가 축구계를 쥐락펴락하기 위해 출마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마치 특정 후보를 겨냥한 혼탁한 선거전 양상이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 페어플레이 정신이 무색할 지경이다.
정치인 출신 체육기관 수장이 전례에 없었던 것도 아니고 심지어 역대 대한축구협회의 회장 중에서도 정치인 출신이 있었던 것을 주지해보면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유독 윤상현 의원의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소문이 재빨리 나돌고 있을까? 체육계 발전이 아니라 단순히 본인을 위한 정치적 의도로 출마하는 정치인들은 사라짐이 마땅하다. 다만 정치인이란 이유로 출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먼저 보일 필요는 없다.
비록 윤상현 의원이 축구계 출신은 아니지만 그는 국민생활체육협의회 산하 인천시 축구연합회장으로 8년간 활동해 지역 축구행정에 대해 나름 잔뼈가 굵다. 또한 축구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윤상현 의원의 공약도 주목할 만하다. 윤상현 의원은 출마 선언 당시 현재의 대한축구협회에 보여주고 있는 부실한 행정체제를 질타하면서 이를 개혁하고, 또한 24명의 대의원에 의해 회장이 선출되는 폐쇄적 선거 구조도 바꾸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는 이러한 대안으로 대의원 숫자를 늘리면서 경영인과 기술인 등 비축구인들까지 함께 하는 개방형 축구협회 건립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축구계의 표심은 향후 축구계 발전을 위한 역량뿐만 아니라 소통과 화합을 위한 진정성 있는 리더를 원하고 있다. 그런 여망(輿望)을 얻을지 말지는 윤상현 의원의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자세에 달렸다. 선거 판세가 윤상현 의원의 이변으로 연출될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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