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당 여부 논란.."시간 갖자" 절충
朴측 "논의시작 평가"..물밑 대립할 듯
(서울=연합뉴스) 성기홍 이승우 기자 = 한나라당은 30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탈당 친박(親朴.친 박근혜계) 당선자들의 복당 여부를 논의했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고 "시간을 갖고 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당 최고위의 이러한 결정은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에서 복당 여부에 대한 입장을 매듭지어달라는 박근혜 전 대표의 요청에 대해 가부간 공식 결론을 내지 않은 채 논의를 유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측은 최고위 결정에 대해 복당 문제가 당 공식기구에서 처음으로 논의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평가하고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둘러싼 당 지도부와 박 전 대표간 대립은 즉각 표면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복당 논란은 장기전 양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최고위에서 정형근 최고위원은 "친박 인사들의 탈당은 잘못된 공천으로 발생한 일인만큼 결자해지 차원에서 선별적으로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며 선별 복당론을 개진했고, 친박 성향인 김학원 최고위원은 "직전 당 대표였고 유력한 당 대선후보였던 분이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걸고까지 결정해달라고 요청한 사안에 대해 최고위에서 묵살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최고위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옳다"며 친박 복당 허용을 촉구했다.
그러나 강재섭 대표는 "나의 소임은 18대 국회 원구성까지를 잘 마무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 여러분께서 만들어주신 판세를 인위적으로 재조정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의 뜻에 어긋하지 않겠느냐"며 즉각적인 복당 허용은 곤란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몽준 최고위원은 "시간을 두고 얘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고, 한영 최고위원, 안상수 원내대표 등 대다수 참석자들이 공감을 표시, 추후 시간을 갖고 대화를 하는 것으로 매듭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윤선 대변인은 "복당 문제는 오늘 결론을 낼 것이 아니라 앞으로 시간을 갖고 두고 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날 논의는 복당 문제를 최고위 공식 안건으로 상정, 의결 절차를 밟기 위한 토론이 아니라 현안에 대한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됐고, 추후 최고위 논의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고위 결론에 대해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논의의 시작으로 평가한다"며 "당장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없고 앞으로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당내 논의가 촉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측근도 "한나라당이 강 대표의 사당도 아닌데 개인적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 결정한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박 전 대표는 지적한 것"이라며 "최고위에서 논의된 부분은 평가하며 최고위에서 일단 논의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친박 인사중에는 최고위 결정이 박 전 대표의 복당 요청을 사실상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나오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한 친박 의원은 "박 전 대표는 결론을 내달라고 했는 데 최고위가 결론을 안내는 것은 전당대회까지 뭉개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앞으로 상황이 더 안좋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sgh@yna.co.kr
leslie@yna.co.kr
(끝)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