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진과 직원들 간의 보수 격차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벌어져 근로자들의 비애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 기업 경영진들의 보수는 이사회가 경영진의 보너스나 퇴임시 혜택 등 각종 특전을 주는 것에 제동을 걸고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최대를 기록, 직원들과의 보수 격차는 더 벌어졌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지난해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보수는 직원들 보수의 180배에 달했다. 1994년에는 그 격차가 90배였다.
헤이그룹이 미국의 주요 20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연봉과 보너스, 스톡옵션, 각종 혜택 등을 합친 CEO의 직접 보수는 지난해 평균 88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영진들이 갈수록 높은 보수를 받는 반면 직원들의 보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부에서는 직원들의 사기나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을 유발하고 재능있는 인재를 기업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근로자들이 비싸진 유류비와 건강보험료, 교육비, 식품값 등으로 고통을 받으면서 이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라케시 쿠라나 교수는 경영진들이 인재의 부족을 얘기할 때 직원들은 보수 격차 확대로부터 유발된 헌신의 부족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기업 경영진의 보수를 주주들의 표결로 정하도록 하거나 보수 불평등을 완화하려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애플랙사의 경우 다음주 연례 주주총회에서 미국의 공개 기업 중 처음으로 최고경영진들의 보수 패키지를 주주들이 표결로 정하도록 할 예정이다. 애플랙의 댄 에이모스 CEO는 직원들의 충성과 협동심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직원들의 보수를 성과에 따라 연동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애널리티컬 그래픽스의 경우는 4명의 최고 경영진과 12명의 고위 간부들은 회사가 성장 목표의 110% 이상을 달성했을 경우에만 보너스를 100% 모두 받을 수 있도록 해 고위직일수록 보너스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것을 어렵게 해놓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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